"우즈베크, 지금 만난 게 낫다"...김학범 감독의 이유있는 8강 도전

23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무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 김학범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차라리 지금 만난 게 잘 됐다. 꽤 의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23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치카랑의 위바와 무크티 스타디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전에서 이란을 2-0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한 뒤 김학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대결에 대해 '빚 진 걸 갚아야 하는 경기'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결승에서 만나면 조직력이 더 좋아져서 더 수월하겠지만, 지금도 맞붙는다면 이길 수 있다"면서 자신감있는 대결을 예고했다.

김 감독이 말한 '빚'은 최근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에서 대패했던 아픔을 의미한다. 지난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즈베크와 준결승에서 만난 한국은 당시 무기력한 경기 끝에 1-4로 대패했다. 각 연령별 대표팀 경기를 통틀어 우즈베크를 상대로 가장 많은 점수를 내주고, 큰 점수 차로 졌다. 이 패배로 당시 팀을 이끈 김봉길 감독은 물러나는 등 거센 후폭풍을 겪었다.

선장이 바뀌고 주축 선수 멤버도 다수 바뀐 한국 축구는 7개월여 만에 우즈베크를 다시 만난다. 아시안게임만 놓고 봤을 땐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의 뼈아픈 패배를 갚아야 한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크를 만나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단 한 개의 슈팅에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8강전에서 극적인 승부 끝에 일본을 3-2로 따돌리고 기세가 올랐던 한국 입장에서는 허무한 패배였다. 이 패배는 한국 A대표팀의 우즈베크전 유일한 패배로도 기록돼 있다. 당시엔 연령별 팀이 아닌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경쟁하던 때였다.

그래서 김 감독은 아픈 과거를 강조하면서 이를 모두 씻는 경기를 펼칠 것을 다짐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7일 오후 6시(한국시간) 우즈베크와 아시안게임 8강전을 치른다.

치카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