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장소 청소, 흉기도 깨끗이 진열…엽기 토막살인범의 특이 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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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토막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2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용의자 변모(34)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사진은 사건 현장인 안양 소재 노래방을 살펴보는 경찰 과학수사대원들. [연합뉴스TV]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2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용의자 변모(34)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사진은 사건 현장인 안양 소재 노래방을 살펴보는 경찰 과학수사대원들. [연합뉴스TV]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서울대공원에 유기한 토막살인범이 범행 장소를 말끔히 치운 뒤 그곳에서 며칠간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경기 과천경찰서는 이날 경기도 안양 소재 변모(34)씨의 노래방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현장을 감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과학수사요원들이 사건 현장인 노래방 문을 따고 들어갔을 때 내부는 시신 훼손 범행이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한 상태였다고 한다. 더 특이한 점은 살인 범행에 쓰인 흉기와 시신 훼손에 쓰인 흉기가 각각 카운터와 의자 위에 놓여있었다는 점이다. 변씨는 범행도구를 숨기는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흉기를 말끔히 닦아 현장에 그대로 뒀다. 변씨는 범행 현장에서 며칠간 생활하고, 범행 도구를 그대로 뒀을 뿐 아니라 시신 유기에 사용한 쏘렌토 차량도 계속 타고 다니다 21일 서산휴게소에서 추적 중인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2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용의자 변모(34)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연합뉴스TV]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2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용의자 변모(34)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연합뉴스TV]

앞서 변씨는 자신의 노래방 손님인 A(51)씨와 카운터 앞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변시는 A씨를 살해한 장소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쏘렌토 차량에 실어 유기했다. 그는 살균 소독제를 사용해 노래방 바닥에 묻은 혈흔을 지운 뒤 노래방 출입문에 '휴가중'이라고 써 붙이고 범행 장소에서 두문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현장에서 혈흔 반응을 한 결과 카운터 앞쪽과 화장실 등에서 다량의 인혈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래방 카운터에서 흉기 2개를 수거해 감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한 곳에서 생활하고,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이용한 것은 사뭇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1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도로 수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1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도로 수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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