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AG 4관왕... '아시아 수영 여왕' 뜬 18세 日 고교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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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4관왕을 달성한 일본의 리카코 이케에. [AP=연합뉴스]

아시안게임 4관왕을 달성한 일본의 리카코 이케에. [AP=연합뉴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괴물이 태어났다'

21일 일본 스포츠 매체 디 앤서가 한 선수에 대해 표현한 말이다. 21일까지 치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혼자 금메달 4개를 휩쓴 이케에 리카코(18)의 등장에 일본 언론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수영계의 희망이었던 기대주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순식간에 '아시아의 수영 여제'로 떴다.

이케에가 대회 초반 보여준 결과는 놀랍다. 그는 19일 여자 계영 400m에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에 중국을 꺾고 아시안게임 이 종목 금메달을 따는데 기여했다. 이어 20일 접영 50m와 자유형 100m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땄다. 특히 자유형 100m 결승에선 대회 신기록(53초27)까지 세워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32년 만에 이 종목 일본 선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어 21일 접영 100m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케에의 맹활약에 일본은 이번 대회 수영에서만 벌써 금메달 10개를 땄다. 한국과 치열한 종합 2위 경쟁을 예고한 일본으로선 이케에의 선전에 반색하고 있다.

이케에는 21일 800m 계영 은메달을 포함해 사흘동안 5개 종목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겨냈다. 20일엔 접영 50m 시상식을 치르고 6분 만에 곧바로 자유형 100m 결승을 치렀다. 그는 "시상식을 냉정함을 되찾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영 스타로 뜬 리카코 이케에. [AP=연합뉴스]

일본의 수영 스타로 뜬 리카코 이케에. [AP=연합뉴스]

2000년 7월 4일생인 이케에는 현재 고교생이다. 그러나 일본 수영계에서 이케에의 위상은 스타급이다. 그는 14세에 일찌감치 성인 대회에 나설 만큼 일본 수영계가 전략적으로 키운 선수다. 2015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접영 50m와 100m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곧바로 성인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만 16세였던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개인 종목 4개, 단체 종목 3개 등 무려 7개 종목에 출전하면서 언니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접영 50m와 100m, 자유형 100m 정상에 올라 3관왕을 달성하고 이 대회 여자 최우수 선수로도 뽑힌 그는 일찌감치 '일본 수영의 여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케에는 접영뿐 아니라 단거리 자유형도 좋은 성적을 낼 만큼 능력이 다재다능하단 평가를 받는다. 어린 나이에 각종 성인 메이저 대회를 나서고도 자신이 갖고 있는 기록을 깨지 못하면 화를 참지 못할 만큼 승부욕이 강한 것도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어깨와 발목 부상 등에다 심리적인 슬럼프가 잠시 찾아왔지만 이를 이겨낸 그는 올해 초, 전 일본 올림픽 대표 출신인 지로 미키 코치를 영입한 뒤 자신감을 쌓고 아시안게임 준비에 매진했다.

일본의 수영 스타로 뜬 리카코 이케에. [AP=연합뉴스]

일본의 수영 스타로 뜬 리카코 이케에. [AP=연합뉴스]

아직 이케에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전이 끝난 건 아니다. 아직 3개 종목이 더 남아 있다. 금메달을 더 추가해 일본의 아시안게임 여자 수영 역대 최다 관왕(5관왕)뿐 아니라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도전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는 이케에의 도전에 일본, 아시아 수영이 더 주목할 전망이다.

◆ 中 쑨양 3관왕, 김서영 개인혼영 銀= 중국 수영 간판 쑨양(27)은 21일 열린 대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92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는 2014년 대회에 이어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3연패를 달성했고, 앞서 치른 자유형 200m, 800m에 이어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 수영의 김서영(24·경북도청)은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4분37초43으로 은메달을 땄다. 또 안세현(23·SK텔레콤)은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8초00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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