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대표팀 내야수 황재균(31)에겐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있다. 한국 최초의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황재균의 어머니 설민경씨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여자 테니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황재균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맹활약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4년 만에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출전하는 황재균은 어머니도 이루지 못한 목표에 도전한다. 바로 체육 연금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올림픽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의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대회의 경중과 메달 색깔에 따라 점수가 다르다. 수령은 20점 이상부터 가능하다. 올림픽의 경우 금메달 90점, 은메달 70점, 동메달 45점이다. 4~6위에게도 각각 8·4·2점을 준다. 아시안게임은 금·은·동메달이 각각 10·2·1점, 4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선수권은 1·2·3위에게 45·12·7점, 2~3년 주기의 세계선수권 등의 국제대회는 30·7·5점을 준다. 월정금 최대한도는 100만원(110점)으로 신청한 다음 달부터 사망 시까지 매월 지급된다. 110점이 넘으면 점수에 따라 일시장려금을 준다. 일시장려금은 한도가 없어 메달을 딴 개수만큼 늘어난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재균은 연금 점수 10점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따내야 누적 점수 20점이 돼 월 3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황재균은 "어머니는 2점 정도가 모자라 연금을 못 받으신다. 나는 금메달을 따야 가능하다"고 웃었다. 황재균의 이야기를 들은 동기생 김현수는 "아직도 연금을 못 받는 선수가 있느냐"고 놀렸다. 김현수는 야구 대표팀 내 '연금왕'이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90점)을 따내는 등 일찌감치 연금점수 만점(110점)을 채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