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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 이낙연 총리, 전북 휴가 후 트위터에 남긴 말

중앙일보

입력

11일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찾은 이낙연(오른쪽) 총리가 박성민 '감성민작화실' 대표가 그려준 초상화를 선물받고 웃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11일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찾은 이낙연(오른쪽) 총리가 박성민 '감성민작화실' 대표가 그려준 초상화를 선물받고 웃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휴가중 지방방문으로 먼저 전북을 찾았습니다. 일제시대 역사자료를 많이 가진 군산 동국사, 고즈넉한 휴식을 즐길만한 고군산군도의 중심 선유도."
여름 휴가 중인 이낙연(66)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오후 본인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그는 이날 첫 지방 방문지로 전북을 찾아 군산 동국사·선유도, 익산 미륵사지, 전주 남부시장 등을 둘러봤다.

14일까지 여름휴가…군산·익산·전주 투어 #선유도·미륵사지·청년몰 등 감상평 남겨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총리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별명에 걸맞게 전북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본인이 관리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짧지만 인상적인 감상평을 남겼다. 12일 현재 이 총리의 트위터 글을 받아 보는 팔로어(구독자)는 9만5000여 명에 달한다. 페이스북 팔로어 수도 5만1000여 명이다.

11일 군산 동국사를 찾은 이낙연(체크무늬 남방) 총리가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과 강임준(검정 정장) 군산시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내표 등과 함께 경내를 걷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이낙연 총리가 11일 강임준(오른쪽) 군산시장 등과 함께 군산 선유도 해변에 있는 산책로를 걷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이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 군산 동국사부터 찾았다. 동국사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일본식 사찰 중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절이다. 일본 승려들이 자국의 만행을 참회하고 이에 앞장선 본인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글이 새겨진 참사문비(懺謝文碑)가 있다. 이 총리는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과 강임준 군산시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내표 등과 함께 대웅전과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복장유물 등을 둘러봤다.

이 총리는 동국사에서 자동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선유도(仙遊島)로 이동했다. 그는 해변 산책로를 걸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즐겼다. 고군산군도에 있는 선유도는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는 뜻이다.

익산 미륵사지를 찾은 이낙연 총리가 방명록에 남긴 글. 한자로 "百濟 王都의 威容(백제 왕도의 위용) 益山 彌勒寺址(익산 미륵사지)"라고 적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11일 익산 미륵사지를 찾은 이낙연 총리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이날 오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익산 미륵사지를 방문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동행했다. 이 총리는 트위터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익산 미륵사지. 20년에 걸친 석탑 복원이 내년 3월 완공을 앞두었습니다. 백제의 놀랄만한 문화 역량에 숨이 멎습니다"라고 썼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 방명록에 한자로 "百濟 王都의 威容(백제 왕도의 위용) 益山 彌勒寺址(익산 미륵사지)"라고 적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이 총리는 '전북 투어' 마지막 코스로 청년몰로 유명한 전주 남부시장을 택했다. 청년몰은 꿈은 있지만 창업비용이 넉넉지 않은 청년들이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모토로 가게를 연 곳이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 사업(문전성시)'으로 시작됐고, 현재는 각종 공방과 소품점·책방·카페·음식점 등 30여 개가 영업 중이다. 이 총리는 "청년 실업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 받아 온 청년몰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했다.

11일 전주 남부시장을 찾은 이낙연(체크무늬 남방) 국무총리가 김승수(검정 정장) 전주시장과 하현수(하늘색 남방) 남부시장 상인회장과 함께 더위를 식혀 주는 얼음 덩어리를 만져 보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11일 전주 남부시장을 찾은 이낙연(체크무늬 남방) 국무총리가 김승수(검정 정장) 전주시장과 하현수(하늘색 남방) 남부시장 상인회장과 함께 더위를 식혀 주는 얼음 덩어리를 만져 보고 있다. [사진 이낙연 총리 트위터 캡처]

이 총리는 남부시장 상인들과도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고충을 들었다. 상점 4곳에선 온누리상품권으로 물품 120만원어치를 사 전북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했다. 하현수 남부시장 상인회장(전국상인연합회장)과 김승수 전주시장이 이 총리를 안내했다.

이 총리는 트위터에 "전주남부시장. 전국 처음으로 청년몰, 야시장, 장인공방을 시장에 열어 성공. 시장 바닥에 얼음 덩어리를 놓아 손님들을 배려. 제 초상화를 선물받기도 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초상화를 그려준 사람은 청년몰에서 '감성민 작화실'을 운영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박성민씨다.

앞서 국무총리실은 "이 총리는 이달 9~14일 나흘간의 여름 휴가와 이틀간의 주말 휴일 동안 전북·경남·충남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시행을 맞아 총리부터 솔선해서 국내 관광명소를 찾는다는 취지다. 이 총리는 13일 경남 함양·하동, 14일 충남 공주·논산·대전 등을 여행할 계획이다.

전주·군산·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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