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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MS·LG가 달려간다 … ‘AI 허브’ 캐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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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LG전자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전문 연구소를 캐나다 토론토에 열었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가 인공지능만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해외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문을 연 LG ‘토론토 AI 랩’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 캐나다 토론토대와 공동으로 인공지능 관련 연구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비 세액공제에 인재 풀 풍부 #딥러닝 석학 3명도 캐나다와 인연 #LG전자, 해외에 첫 전문 연구소 #알파고로 뜬 딥마인드도 둥지 틀어

LG전자가 캐나다를 첫 인공지능 전진기지로 택한 것은 캐나다가 여러 대학교·연구소들을 중심으로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토론토 AI 랩은 서울·실리콘밸리·벵갈루루·모스크바 등에 있는 전 세계 인공지능 연구 조직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촉망받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처럼 최근 캐나다가 글로벌 기업들의 ‘AI 전진기지’로 촉망받고 있다. 세계 최대 그래픽카드 생산 업체인 엔비디아는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열었다. 회사는 캐나다 내 연구인력을 세 배 이상 늘리며 캐나다를 인공지능 연구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는 지난해 7월 캐나다 앨버타주의 에드먼턴에 인공지능 연구소 ‘딥마인드 앨버타’를 설립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딥마인드가 영국이 아닌 해외에 연구 거점을 설립한 것은 이곳이 유일하다. 구글도 2016년에 몬트리올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 지역 머신러닝 연구 프로젝트에 337만 달러(약 37억원)를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말 토론토에 ‘AI 센터’를 열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을 거친 세계적인 인공지능 석학 래리 헥 전무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캐나다 몬트리올대에 이미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이 대학의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원들이 힘을 합쳐 음성·영상 인식, 통역, 자율주행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4월 몬트리올 연구소를 방문해 R&D 현황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캐나다로 몰리는 이유는 캐나다 정부의 파격적인 연구 지원과 풍부한 인재 풀 덕분이다. 캐나다고등연구원(CIFAR)은 정부와 민간 영역이 힘을 합쳐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돕는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r&d 허브가 된 캐나다>

기업

설립 시기

도시

특징

LG전자

2018년 7월

토론토

토론토대와 협업, 원천기술 발굴할 예정

엔비디아

2018년 6월

토론토

캐나다 내 연구인력 세 배로 늘릴 계획

삼성전자

2018년 5월

토론토

음성 인식 전문가인 래리 헥 박사가 수장

2017년 9월

몬트리올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이 협업

페이스북

2017년 10월

몬트리올

뉴욕·캘리포니아·파리 다음으로 몬트리올을 연구소로 선정

딥마인드

2017년 7월

에드먼턴

영국 본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해외에 둔 연구 조직

마이크로소프트

2017년 1월

몬트리올

인공지능 스타트업 '말루바' 인수해 연구 센터 조직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에드먼턴·몬트리올·토론토에 위치한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들이 협업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등의 계획이 담긴 ‘범캐나다 인공지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캐나다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하는 기업·연구소들에 대해서는 투자 비용의 15%를 세액공제해 준다. 한 해에 지원하는 인공지능 연구 인력(350명) 중 절반은 국적에 상관없이 선정한다. 캐나다의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숫자로 입증된다. 인공지능 연구 기관인 엘리먼트 AI와 링크트인 등이 지난 3월 발표한 ‘국가별 인공지능 인재 수’ 현황을 보면 캐나다는 미국(1만2027명), 영국(213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431명의 인공지능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168명으로 전체 조사 국가 15개 국가 중 14위에 그쳤다.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3인방으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얀 르쿤 페이스북 수석 AI 과학자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도 모두 캐나다 출신이거나 캐나다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했다. 엘리먼트 AI·말루바 등 전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공지능 스타트업들도 캐나다에서 시작한 기업들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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