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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못하고 "서면보고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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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 농수산물 도매시장>
○…18일 국감에서 의원들이 농수산물 시장 내 각종 이권에 전기환·경환씨 형제와 이규동씨 등의 개입여부를 집중 추궁하자 강병수 공사 사장은 『모른다』 『서류상 나타나지 않는다』 『조사해서 서면으로 보고하겠다』는 등으로 일관, 5공 국회에서의 답변 모습을 그대로 답습.
이에 화가 난 이동량 의원(평민)은 『17일 지하철공사에 이어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공사까지 무지를 무기화하는데 현기증이 난다』며 『헤비급시장에 플라이급 관리공사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제대로 답변하라』고 호통.
○…18일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행정위 소속 의원들은 『국감이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문제점을 파헤치지 못하고 건드리기만 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한결같이 목청을 높여 전씨 일가의 이권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
지난 6일부터 서울시에 대한 국감을 실시해온 국회 행정위는 이날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공사와 강남법원에 대한 감사를 끝냄으로써 13일 간에 걸친 「대장정」을 끝내고는 『행정위 감사가 다른 상임위 감사보다 훨씬 내용 있고 진지했다』고 자평하고 『내년에는 보다 실속 있는 국감을 실시할 것』을 다짐.

<공주 감호·교도소>
○…국회법사위 지방2반(반장 조찬형)의 공주치료감호소와 공주 교도소에 대한 국정감사는 의원 대부분이 불참하는 맥빠진 분위기 속에서 현황보고 위주로 초고속으로 진행.
18일 오후5시20분쯤 공주치료감호소에 도착한 감사반은 25분 여 동안 중앙통제실·병동· 치료실 등을 돌아본 뒤 20여분간 현황보고를 듣고는 10분만에 정책질의와 답변을 끝내는 등 초고속으로 감사를 진행, 당초 감호소 안에서 인권유린행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풀지 못한 채 종료.
특히 이날 감호소 감사에는 8명의 감사의원 중 대전지법 감사 때 6명, 대전지검 때 4명이 참여한데 이어 반장을 포함한 3명의 의원만이 참가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서슬이 무디어진 맥빠진 분위기.

<김현태 기자>

<문공위 전북대>
○…전북대생 2천여 명은 국회 문공위의 국정감사를 끝낸 18일 오후2시40분쯤 감사반이 타고 갈 버스와 승용차를 에워싸고 『총장면담』 『감사결과 발표』를 요구하며 출발을 저지하다가 1시간 10분만인 오후3시50분쯤 감사반장 정대철 의원(평민)이 『총장에게 여야의원 모두가 용퇴를 권했다』는 대답을 듣고 길을 열어주는 등 한때 긴장된 분위기.
이날 강삼재 의원(민주)은 김원섭 총장에게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학교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지난 6일 교수평의회가 실시한 총장신임 투표에서 총 투표자 3백45명 중 80%인 2백73명이 신임을 반대한 결과로 이루어 법 이전에 사의를 표명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추궁.
전북대생 2천여 명이 오전 10시30분쯤부터 감사가 시작되자 본부건물 주변에 집결, 『어용 총장 물러가라』 『어용 총장 없는 학교 우리학교 좋은 학교』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북을 치며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감사장 내에서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자 잠시 감사를 중단하기도.

<모보일 기자>

<강원도>
○…18일 오후 4시40분부터 열린 국회 교체위의 동해지방 해운항만청 감사에서 김득수 의원(평민)은 『관내 2백1개 사업장 중 1백8개 사업장만 임금 체불 등 근로감독 업무를 실시한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업체를 선별해 근로감독을 한 기준을 밝혀라』고 요구하자 이주직 동해지방 해운항만청장은 『2백1개 사업장 중 1백8개는 내수면 어선이어서 연1회씩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나머지 연안 어선들은 2년마다 1회씩 근로 감독을 하도록 돼있어 올해는 하지 않았다』고 답변.
또 민정당의 정동윤 의원은 『규모나 물동량 등으로 미루어 동해항은 예산을 크게 들여 개발해야 하는데 속초·묵호·삼척항 등은 1년에 몇 십억 원씩 투자하면서 동해항에는 매년 1억여원 밖에 투자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이 청장이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고 얼버무리자 김 의원은 『감사 제출서류에도 항만청의 자체감사 결과 부당성이 지적돼 관계직원 3명이 징계를 받았다고 명시해놓고도 오리발을 내밀면 통하겠느냐』고 흥분, 한때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감사에서 김정길 의원(민주) 등 8명의 여야 의원들은 1인당 평균 4∼5건씩 질의, 30여분간 정회를 하면서 답변자료를 내놓도록 했으나 이주식 동해지방해운항만청장은 8명 의원이 질의한 30여건을 『질의자 순서대로 한꺼번에 서면 보고하겠다』고 답변해 긴장했던 의원들이 모두들 파안대소.
이날 답변을 차례로 기다리던 의원들은 이 청장이 『의원님의 질의에 대해서는 당장 자료가 없어 추후 서면으로 보고 드리겠다』는 답변이 연거푸 터지자 다음 차례를 기다리던 의원들이 이 청장의 입이 열리기 전 선수를 쳐 『추후 서면으로 보고 받겠다』고 응수, 매번 폭소를 자아냈다.

<권혁룡 기자>

<법사위>
○…18일 법사위 감사에서 박상천 의원(평민)은 최근 수년간 인천·수원·서울 등 대도시경찰·행정공무원들이 윤락여성을 보호 지도한다는 구실로 강제 수용함에 따라 이를 모면하기 위해 8만∼10만원의 뇌물을 주고있다고 주장, 윤락여성 강제수용의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검찰이 지금도 공안사건 처리와 관련, 지역대책협의회 등 다른 기관의 간섭을 받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금년 들어 인천지역에서 노사분규가 있었던 대림통상·미미양행 등 30여 개 업체에 세칭 구사대가 각목·쇠파이프로 근로자를 구타, 수많은 중·경상자를 낸 사건과 86년 5·3 인천사태에 대해 진상을 조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고 그 처리결과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장석화 의원(민주)과 조승형 의원(평민)은 권인숙양 성 고문사건과 관련, 당시 관계기관 대책회의의 압력으로 사건의 진상이 조작·은폐된 것이 아니냐고 묻고 대책회의 참석자 명단, 기자회견 당시 배포한 홍보자료 작성자 이름을 밝히라고 요구.

<김영석 기자>

<문공위 영남대>
○…18일 오후 6시30분쯤 영남대 본관 앞에서 학생 30여명이 영남대 국정감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려던 국회 문공위 국정감사반(반장 함종한 의원)에게 『부정부패 일삼는 민정당이 국정감사 웬 말이냐』는 구호를 외치며 계란을 던져 감사반 의원 2명이 옷을 버리는 바람에 1시간 동안 발이 묶이기도.
학생들의 계란세례로 민정당 소속 이상회·이종찬 의원 등 두 의원이 옷을 버려 영남대에 이어 시작될 경북도 교위 감사가 1시간 늦게 시작.
학생들은 감사가 시작된 이날 오전 10시부터 감사장인 영남대 본관 앞 현관에 재단비리를 촉구하는 대자보와 고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전대통령의 사진을 복사해 깔아놓고 농성을 벌이며 긴장감을 고조.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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