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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에 이런 동·식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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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소쩍새,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말똥가리.맹꽁이.왕은점표범나비, 국내 미기록 식물인 솜토끼풀.사방김의털.유럽강아지풀….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85만 평 위에 2000년 조성한 월드컵공원이 갈수록 풍성한 생태공원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서울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는 공원의 2005년 생태계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포함한 2003~2005년 조사 내용을 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월드컵공원에서는 3년간 모두 271과(科), 1195종의 동식물이 관찰됐다.

그중 천연기념물은 7종,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은 4종, 오색딱따구리.흰눈썹황금새 등 서울시 지정 관리 야생동물은 12종이었다. 국내 미기록 식물도 12종 발견됐다.

2005년 조사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매와 참매가 새롭게 발견됐다. 또 서울민바랭이.작은조아재비 등 국내 미기록 식물도 2종이 추가됐다. 그러나 이전에 발견됐던 멧돼지.고라니.고슴도치는 2005년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원 모니터링에 참여한 서울시립대 조사팀의 김지석(생태학과 박사과정)씨에 따르면 3년간 귀화식물의 종수가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망초.뚱딴지 등 귀화식물은 2003년 124종이었으나 2004년 115종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96종이 서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인위적인 개발로 훼손된 공간에서는 적응력이 강한 귀화식물이 번성하지만 생태계가 안정되면서 차츰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월드컵공원 역시 그런 경로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이노성 서울시 환경보전과장은 "생태계의 자생력을 확인하기 위해 방치해 둔 지역에서 이처럼 동식물이 불어난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라며 "동식물 서식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체계적인 보전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총새

지느러미엉겅퀴

꾀꼬리

황조롱이

맹꽁이

서울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 생태계의 보고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서울시 조사 결과 월드컵공원에서 모두 1195종의 동식물이 발견됐다. 4~6월엔 활짝 핀 금낭화가 난지도 곳곳에서 방문객들을 반긴다. [중앙포토]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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