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7인" 탈주 극 나흘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7인의 도망자들이 떼지어 나흘째 대담한 탈주 극을 벌이고 있으나 경찰은 이들의 행방조차 짐작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언제 어디서 이들이 나타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주범 지강헌(35)등 7명은 10일 오전 서울 안암동에서 행적을 감춘 이후 서울 시경을 비롯, 5만의 병력을 동원하면서 수색을 벌이고 있는 경찰에 흔적도 보이지 않은 채 탈주 4일째인 11일 현재까지 서울시내 곳곳을 떼지어 다니며 자신들을 신고한 사람에게 보복하겠다는 협박전화를 걸어 대고 11일 오전3시40분과 4시10분쯤에는 영등포교도소에다 전화를 걸어 검거된 최철호(24)와 통화,『스텔라 승용차를 찾고 있다. 한탕하고 난 뒤 자수하든 가 하겠다』고 말하는 등 제2, 제3의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시민의 불안을 더하고 있다.
이들이 4일째 흔적을 숨기고 탈주 극을 벌이자 경찰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경찰력 5만여 명을 총동원, 대추격전을 벌이는 한편 시민들의 제보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경은 10일 밤 1만9천여 명의 경찰을 동원, 서울시내 유흥가·숙박업소·인근야산·암자 등 범인들이 숨을 만한 1만4천여 곳을 일제검문검색하고 터미널·시 외곽도로 등에 대한 경·군 합동검문을 강화했으나 이들의 행방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한편 검찰은 이들이 일부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고 교도소에 전화를 건 이 남자의 통화장소를 추적하는 한편 9일 새벽 집을 나가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신고된 서울 2가7××5호 스텔라 승용차가 범인이 갖고 있다는 승용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소재를 찾고 있다.
검찰은 또 범인들이 인질극을 별인 9일 중 서울 안암동 손병록씨(55) 집에서 연고자들에게 전화통화를 했을 것으로 보고 전화국과 협조하여 손씨 집 전화의 통화기록을 확보, 추적에 나셨다.
한편 검찰은 이밖에도 10일 검거된 한재식(30·무기수)등 3명에 대한 l차 신문에서 범행이 9월말께 부터 지강헌(35·징역 7년 보호감호 10년) 강영일(21·징역 12년) 등에 의해 모의된 사실파 범행에 사용된 쇠꼬챙이 등 무기가 교도소 내에서 만들어진 사실을 밝혀 냈다.·
검찰은 또 강등이 8일 이송전 검 신을 피하기 위해 탈의 등을 하면서 시간을 번 뒤 운동화 뚜껑덮개에 길이 3∼4㎝이 수갑열쇠를, 양말 속에 길이 40㎝의 칼과 20∼30㎝의 쇠꼬챙이를 숨겨 버스 안으로 반입한 사실도 밝혀 냈다.
한은 검찰에서 9월말 영등포 교도소에서 운동시간에 강으로부터『우리나라에서 버스탈취사건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모른다』며 무심코 넘겼으나 사건당일 버스 안에서 콜라를 돌려 먹으면서 수감열쇠를 넘겨받고 그것이 범행결행의 모의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 등은 범행에 사용된 쇠꼬챙이는 교도소 내 콘크리트맨홀 뚜껑에서 뽑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범인들 호송을 소홀히 해 탈주가 가능케 한 김종업 교감(55)등 6명의 호송교도관을 이들이 병원에서 퇴원하는 대로 구속 수사키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