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김동연 경제 부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반기 경제 위험 요인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김동연 경제팀의 무능"이라고 지적하면서다.
심 의원은 17일 오전 KBS라디오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의 인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아주 상반됐다"며 "속도 조절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미 말의 기수를 거꾸로 돌린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이룬다는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다음 해에 8350원으로 10.9% 인상하기로 한 인상률도 아쉽지만, 더 문제는 얼마 전 산입범위를 확대해서 실제 인상 효과가 무력화됐다"며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약 20만명에게는 실제 최저임금 인상률이 2.2%밖에 적용되지 않아 취약 계층이 더 고통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공약은 추진 과정에서 조정될 수는 있지만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의 걸림돌이라고 인식하는 게 문제"라며 "최저임금 인상 공약만 물 건너가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 자체가 떠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편의점 가맹점주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을 대 을’의 구도로 논란이 전개되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진짜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장사 될 만하면 임대료 올리고 재벌 대기업들이 원가 후려치기를 하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부담을 대기업, 건물주 등이 나눠서 지도록 해야 하는데 오롯이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김 부총리가 16일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률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심 의원은 "그동안 대기업의 수출이 주도한 경제 구조를 내수 증대 중심으로 바꾸는 과감한 구조개혁을 하라는 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라며 "김 부총리에게 지금 혁신 경제라고 추진하는 것이 과거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 규제 완화로 일관했던 창조 경제와 무엇이 다른지 해명하라고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도 "을과 을 싸움 안 돼"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까지 최저임금 탓만 하고 있으실 겁니까"라며 최저임금 논란에 의견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을과 을의 싸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자영업자들이 힘든 진짜 이유는 최저임금 상승분의 몇 배에 달하는 가맹비, 임대료, 카드수수료 등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야당에 대해 "야당은 정부·여당의 정책을 무책임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며 갈등을 중재하고 풀기보다 오히려 조장하고 있어서 유감"이라며 "진정으로 자영업자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관련 법 통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