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서명한 계약 존중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contract),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폼페이오 ‘빈손 회담’ 비판에 첫 반응 #中 배후론 또 꺼내며 “대북 압력 없길” #미 의회선 “北 기만전술 심각하게 우려” #전문가들 “트럼프-김 빅딜 가능성도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6~7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과 협상을 벌였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한 첫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중국 측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대중(對中)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북ㆍ미)협상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 배후론은 다시 꺼내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솔직히 말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은 여전할 뿐만 아니라 더욱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몇몇 발언들이 나오는 것을 봤다. 그것들은 섞여 있는데 엇갈린 발언들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발언도 함께 나왔는데 언론이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해 보도했다는 주장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워싱턴 일각에선 이런 트럼프와 폼페이오의 낙관적인 항변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의회에선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의 후속협상이었던 이번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을 ‘빈손 회담’이라고 평가절하했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테드 리우 의원 등 3명은 이날 에드 로이스 상원 외교위원장에게 “북한 정권의 거듭되는 기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북핵 관련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조니 어니스트(공화) 의원은 CBS 방송에 출연해 “만약 이번 (북ㆍ미)협상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나는 곧바로(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상에 대해 ‘강도적’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가 여전히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북한과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중국 배후론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는 “세 마디만 하겠다. 첫째,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된다. 둘째, 미ㆍ중 간 경제ㆍ무역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명확하다. 셋째, 중국은 신뢰할 수 있고 책임지는 대국이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전날에도 “미국의 일부 인사들이 북ㆍ미 고위급회담에서 드러난 양측의 입장 불일치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역할을 연계시키고 있는데 이는 전혀 일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최익재 기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ij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