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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이상 미혼남녀 “결혼 안 한 가장 큰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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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릴 때는 숫기가 없어서 제대로 연애도 못 했고, 40세가 넘어서는 현실성 없는 배우자 조건을 내세우다 보니 50세가 넘었네요. 머리로는 잘못됐다는 것을 아는데 현실에서는 배우자 조건을 양보할 수가 없으니…

53세의 변호사 L씨(남)는 유명 로펌에 근무하며 재산도 50억대이지만 아직도 탤런트 같은 외모인 30대 여성을 찾다보니 결혼이 여의치 않다고 고백했다.

결혼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직장에 가면 30대 후반이나 40대의 미혼 선배가 수두룩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결혼에 소홀했던 것 같다. 35세가 되고서야 결혼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그때는 이미 결혼시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배우자감은 점점 줄어드는데 보는 눈은 점점 까다로워지니 쉬울 리가 없죠! 결혼할 수 있을까요?

교사인 38세의 여성 K씨가 뒤늦게 결혼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뜻대로 잘 안 된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결혼 적령기(평균 초혼 연령 36.2세)가 지난 37세 이상 남성 10명 중 9명이 평생 독신주의자로 살 생각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같은 연령대 여성 상당수도 일부 오해와 달리 독신주의자가 아니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6월 27일~7월 7일 재혼전문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함께 전국 37세 이상 미혼남녀 426명(남녀 각 2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9일 밝혔다.

결혼 늦은 이유, 남성은 현실감 부족…여성은?

[사진 중앙포토]

[사진 중앙포토]

‘지금까지 결혼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너무 고르다가’(남 31.0%, 여 35.2%)와 ‘현실감 부족’(남 32.4%, 여 31.9%)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이 중 남성은 ‘현실감 부족’이 ‘너무 고르다가’보다 많았고, 여성은 반대로 ‘너무 고르다가’가 ‘현실감 부족’을 앞섰다.

그 외에는 남성의 경우 ‘연애기술 부족’(22.1%) - ‘적극성 부족’(14.5%)의 순이고, 여성은 ‘적극성 부족’(24.9%) - ‘연애기술 부족’(8.0%)의 순을 보였다.

비에나래 관계자는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이 약해지면서 결혼을 할 바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남녀 모두 자신의 프로필과 동떨어진 이성을 찾거나 너무 까다롭게 결혼 상대를 고르다가 (결혼이) 늦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결혼이 늦어지면, 특히 여성의 경우 배우자감 찾기가 점점 어려워져 의도치 않게 미혼으로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37세 이상 남녀 78.2%, ‘결혼에 매우 적극적!’

‘그동안 결혼에 대해 어떤 자세였습니까?’에서는 남성의 경우 ‘계속 적극적이었다’는 대답이 43.2%로서 첫손에 꼽혔고, ‘소극적이다가 나이 들면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가 35.2%로서 뒤를 이었다.

여성은 ‘소극적이다가 나이 들면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대답이 45.1%로서 가장 높고, ‘계속 적극적이었다’가 32.9%로서 두 번째로  높았다. 즉 남성의 78.4%와 여성의 78.0%는 37세가 지난 현재 결혼에 매우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3위 이하는 남녀 똑같이 ‘적극적이었다가 나이 들면서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남 12.7%, 여 13.2%)와 ‘계속 소극적이었다’(남 8.9%, 여 8.8%) 등으로 답했다.

37세 이상 만혼女, ‘33세 전에 결혼하라’ 조언하고파

‘미혼 후배에게 결혼은 몇 살까지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할 것입니까?’에서는 남녀 간에 대답이 엇갈렸다.

남성은 ‘35세 이하’(23.0%)를 가장 높게 선택했고, 그 뒤로 ‘33세 이하’(18.3) - ‘32세 이하’(13.6%) - ‘34세 이하’(10.3%)로 이어졌다. 여성은 ‘33세 이하’(21.1%)를 가장 높게 꼽았고, ‘32세 이하’(16.9%) - ‘30세 이하’(14.6%) - ‘29세 이하’(12.7%) 등의 순을 보였다.

이경 온리-유 총괄실장은 “요즘은 결혼 적령기라는 개념이 희박하지만 결혼의 적기는 있기 마련이다”라며 “자녀 출산이나 배우자감 물색 상의 수월성, 경제적 자립성, 신체 상태 등을 고려하여 결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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