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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계는 '노인 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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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통령은 85세, 상원의장 후보는 87세, 차기 총리는 66세, 현 총리는 69세. 이달 초 총선을 치른 이탈리아 얘기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8일 "이탈리아 정치가 점점 더 고령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를로 아첼리오 참피(85) 대통령은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연임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다음달 퇴임하는 그가 연임하면 92세까지 현직에 머물게 된다.

총리를 일곱 번이나 지낸 줄리오 안드레오티 상원의원(87)은 이번 선거에서 패한 중도우파연합의 지원을 받아 상원의장 선거에 도전했다. 경쟁자인 프랑코 마리니(73) 의원이 젊게 느껴질 정도로 고령이다.

현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69)와 이번 총선에서 이겨 차기 총리가 될 로마노 프로디(66)의 나이도 만만찮다. 프로디가 5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경우 71세가 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1996년 선거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이 10년 만에 또 만났다"며 "이제는 둘 다 (물러나) 연금으로 생활할 나이"라고 비꼬았다. 10년 동안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탈리아는 65세 이상 인구가 거의 20%에 달하는 '늙은' 나라다. 50세 이상을 합치면 40%나 된다. 하원 의원의 61%가 50세 이상이고, 상.하원을 합쳐 40세 미만 의원은 5%에 불과하다. 경제학자인 피에트로 가리발디는 IHT와의 인터뷰에서 "지나친 노인 정치가 이탈리아의 개혁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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