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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변호사 4시간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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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검 중수부에선 이동열.여환섭 검사가 나왔다. 김재진(전 부산고법원장).김덕진(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씨를 비롯해 김&장 소속의 박순성.이병석씨 등 6명의 변호사가 변론을 맡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 회장의 주치의도 법정에서 대기했다.

◆ 4시간 동안 공방=이날 심사에선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을 알았는지와 구속 사안에 해당하는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심사는 오전 10시~낮 12시20분, 오후 2시~3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3시간50분 동안 진행됐다. 통상 적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가량 진행돼 온 다른 사건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다.

정 회장은 영장심사에서 "잘 알지 못했다""구체적으로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대부분의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특히 현대차.현대정공 등 계열사들을 현대우주항공의 유상증자에 끌어들여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유상증자는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정부의 부실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정책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1300억원 상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다. (상당액은) 공장 등에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2003년에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수사해 놓고 뒤늦게 문제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 "국가 경제에 불행"=변호인 측은 ▶경영 공백이 우려되고▶정 회장이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회장의 변호인은 "정 회장이 직접 경영에 참가하면서 현대.기아차그룹이 세계 7위의 자동차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정 회장에 대한 구속은 현대차뿐 아니라 국가경제에 불행"이라고 강조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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