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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유혈충돌 소강상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랑군 UPI·AFP=연합】미얀마 시위대가 20일 무기를 탈취하여 군과 교전, 지난 18일의 쿠데타이래 사망자수가 5백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쿠데타지도자 「사우·마웅」장군은 민간인 1명과 군장성들로 구성된 9인 내각을 발표했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미얀마 군부의 19인 국가법질서수립위원회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새 내각에는 총리나 대통령은 임명되지 않고 「사우·마웅」이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돼있으며, 민간인으로서는 보건장관 한사람만이 임명되고 6명은 「사우·마웅」의 측근인 국가법질서수립위원회 소속의 군장성으로 돼있다.
국영방송은 이날 여러 차례의 폭력충돌로 오전 4시부터 정오까지 6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함으로써 쿠데타이후의 공식사망자수가 99명으로 늘어났으나 한 서방외교관은 시외군중 사망자수가 5백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웅·지」「틴·우」「아웅·산·수·키」여사 등 재야지도자들은 이날 「사우·마웅」에게 8개항의 공개장을 보내, 군부가 기본적 인권을 유린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회담을 요구했으며, 불교지도자들은 관영방송을 통해 군부와 재야세력 쌍방에 차제를 촉구했다.
20일에는 군인들과 시의대가 랑군 시내로부터 철수하기도 했다. 이로써 랑군 시가지는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으로 시위가 멎고 일단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현재 랑군 시내엔 군 트럭들이 순회하면서 확성기를 통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자는 누구든지 사살하겠다』는 경고방송을 하고있다.
한 반정부 지도자는 시위대가 가두시위를 일단 중단한 것은 더 이상의 출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무원들은 군부가 데드라인으로 정해 놓은 오는 26일까지 일단 직장으로 복귀했다가 그후 다시 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영국의 BBC방송은 수많은 반정부학생들이 무기를 가진 채 지하로 숨어들었으며 재야 지도자인 「우·누」전 수상이 최근 랑군에서 어딘 가로 잠적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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