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한국인(totdo somoso corea).”
한국 덕에 16강 ‘고마워요 코리아’ #식당·상점에 항공사도 한국인 할인 #재무장관, 김동연 부총리에 “고맙다”
“한국 형제들 당신은 이미 멕시코인이야(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
멕시코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28일 멕시코 팬들이 외친 구호다. 멕시코는 F조 3차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지고도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잡은 덕분에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멕시코 팬들은 “한국 덕분에 살았다”고 외쳤고 멕시코 전역에 ‘감사합니다, 한국’ 열풍이 불었다. 소셜미디어에는 관련 해시태그(#gracias)가 하룻밤 새 3000여 개가 달렸고 쐐기골의 주인공 손흥민이나 태극기를 멕시코 국기와 합성하는 패러디물도 쏟아졌다.
멕시코 스포츠매체 소피타스는 “멕시코인들이 지나가는 한국인을 볼 때마다 감사 인사를 한다”고 전했다. 멕시코시티의 한국대사관에는 현지인 수백 명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대사관 바깥으로 나온 한병진 공사 등 대사관 직원을 목말 태우는 등 환호했다. 경찰 헬기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사관 상공을 선회했다. 현지 식당에는 ‘서울 수프’ ‘손흥민 갈빗살’ 등 한국 관련 메뉴가 등장했다.
현지 공관 등에는 감사 선물도 쇄도했다. 멕시코 대표팀 후원사인 주류업체 에스텔라 할리스코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멋진 기량과 오늘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사관에 맥주 수십 박스를 선물했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의 기아차 공장에도 맥주·과자 등 선물 공세가 이어졌다.
멕시코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는 “한국을 사랑한다”며 인천발 멕시코행 항공요금 20% 할인 이벤트를 시행했다.
AFP는 “멕시코인들이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고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가 하면 K팝과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호세 안토니오 곤살레스 아나야 멕시코 재무·공공신용부 장관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화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올랐다. 고맙다”는 정부 차원의 감사도 전했다.
일부 멕시코인은 감사를 전하면서 손으로 눈을 양옆으로 찢는 동양인 비하 동작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또 다른 멕시코인들이 “이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잘못을 바로잡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