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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88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14일 오후 5시30분 SU567편으로 입국한 소련 선수단 중엔 통역을 맡은 사할린 교포 성점모씨(58)와 한국계인 권투코치「블라디미르·신」(32), 권투선수「콘스탄틴·주」가 끼어있어 관심을 모았다.
성씨는 현재 3만5천여명의 교포가 살고있는 사할린에서 발행 부수 4천의 한글판 신문 레닌의 길로사 부사장으로 있는데 1년 전부터 타스통신이 한국의 경제발전·새마을운동·올림픽 준비상황 등을 호의적인 입장에서 상세히 보도해와 교포들의 어깨가 으쓱해 있다고 전언.
또 올해는 소련의 각 학교에서 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가 하면 교원대학에서는 조선어 학습부를 설치해 이미 10명의 대학생을 받아들였다고 소개.
성씨는 『통역도 통역이지만 올림픽기간 중 가능한 한국의 참모습을 많이 보고 돌아가 교포들에게 알려줄 책임이 있는데 과연 그럴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도.
○…또 권투 라이트급에 출전하는 「코스탄틴·주」선수는 지난 5월 서울월드컵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딴 강력한 우승후보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솔직히 경계심을 가졌었으나 아버지의 나라를 다시 방문하게돼 이젠 친근감을 느낀다』며 밝은 표정.
주선수는 『난적은 역시 한국선수』라며 라이트급 이강석 선수를 지칭한 뒤 『그러나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금메달엔 이상이 없다』는 여유.
권투코치 「블라디미르·신」씨 (32) 는 『아버지의 나라에 오게돼 기쁘기 그지없다』고 했으나 우리 나라 말을 전혀 못했으며 79년 뉴욕 세계아마추어복싱 미들급챔피언이라고 자신을 소개.
○…세계테니스연맹 회장 「필립·샤틀리에」씨는 14일 낮 입국하며 『테니스가 64년만에 서울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부활돼 정말 기쁘다』고 남다른 감회를 피력.
그는『테니스는 이제 귀족경기가 아니라 대중 스포트』라며 『프로선수의 올림픽 참여가 현실이라면 테니스의 정식종목 가입은 당연하다』고 설명.
그는 이어 『수십만 달러를 주어야 마지못해 참석하는 프로선수들이 아마추어리즘에 입각, 자비로 참가하는 것은 얼마나 보기 좋은 일이냐』고 못내 흐뭇한 표정.
○…여자하키의 유력한 우승후보인 네덜란드 팀 21명이 14일 오후 5시30분 네덜란드항공 865편으로 입국.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로 알려진 네덜란드 팀의 주장 「마졸렌·볼하스」(26)는 한국여자 팀의 빠른 플레이전개와 훌륭한 스틱기술을 칭찬하고 『호주·한국·영국 팀 등의 도전이 만만치 않겠지만 네덜란드가 아직은 제일 강하다는 것을 경기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
○…군·경·법무부 요원 등으로 구성된 김포공항 출입국관리대책반은 13일 입국한 「노르웨이 여수상 과잉경호」와 관련한 비난의 여론이 높자 14일 오후 국내보도진들을 대상으로 안전관리대책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 안전대책수행의 애로점·고충 등을 설명.
관계자들은 올림픽 홍보를 위해 보도진들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허용해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상되는 테러 등 안전문제 때문에 외신기자의 경우 자국기가 도착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CIQ (입국세관검사장) 내의 취재활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언론의 협조를 요망.
○…이번 서울올림픽대회최고스타중의 하나인 미국 「칼·루이스」선수가 14일 오후 4시20분 일본항공편으로 입국.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맨발에 구두를 신은 이상한 옷차림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루이스」선수는 시종 무뚝뚝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노코멘트』로 일관하다 기자들이 몰려들자 입국카드 검사도 받지 않고 구내 입국심사 사무실로 줄행랑을 치는가하면 『귀찮게 굴면 되돌아가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14일 중국민항 특별기 편으로 입국한 중국선수단 중에선 세계최강으로 꼽히는 중국여자배구 팀과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펜싱의 「로안쥐제」(난국걸) 등에 기자들의 취재공세가 집중.
15세 때부터 배구를 했다는 중국여자배구 팀 주장 「양시단」양(27)은 『가장 어려운 상대가 누구냐』는 질문에 『모두가 어려운 상대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중국인답게(?) 신중한 답변.
○…90년 아시안게임 개최지 북경시의 부시장 장백발씨도 특별기편에 입국했는데 그는 서울올림픽운영에 사용되는 컴퓨터의 윈스와 라이온스라는 소프트웨어를 모두 빌어갈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부위원장이기도한 그는 『서울과 북경의 날씨가 비슷해 90년 아시안게임도 9월 22일쯤 개막될 것』이라고 소개.
○…중국팀 주치의사로 선수들과 함께 내한한 진장호씨는 선수들의 보약으로 24개의 작은 약병을 보온 통에 넣어 들어와 주위의 눈길.
진씨는 『무슨 약이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컨디션이 나쁠 때 먹는 보약』이라고 간단하게 설명.
한편 이날 중국민항에는 몽고 레슬링선수들이 동승했는데 LA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오이도프」의 동생「루프칭」(34)도 포함돼있고 「슈바트·요트사고」선수(24)는 변발형태의 몽고전통모자를 쓰고 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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