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낙연 “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 … 총리실, 6시간 만에 번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리는 2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68주년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해 “장사정포의 후방이전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설명하던 중 나온 발언이었다.

이 총리 섣부른 발언 잇따라 논란 #23일엔 “문 대통령 JP 조문할 듯”

북한의 장사정포는 남측 수도권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로, 후방 이전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주요 의제다. 지난 14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측이 북한군의 장사정포 후방 이전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방부는 부인했었다.

그런데 이 총리가 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를 언급하자 정부가 북한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성재 총리실 공보실장은 이 총리 발언 6시간여 만에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장사정포 후방 이전을) 우리 정부 내부에서는 검토한 일이 있으나 장성급 회담에서는 공식논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총리는 23일에는 청와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일을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이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방문해 “대통령의 동정에 대해 총리가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으나 (조문) 오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장관에게 ‘유족들에게 예우를 갖춰 애도를 표하라’는 뜻을 전했다”며 “대통령 조문은 이것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총리실에 조문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다른 관계자도 “조문을 하든, 하지 않든 모두 해석의 소지가 있는데 총리가 왜 괜한 정치 문제로 비화시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청와대에서) 뭔가 듣고 말한 것이 아니라 추측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지난 1월 평창 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메달권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하기도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