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성공 비결은 인복, 후배들에게 회사 물려주고 싶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부동산 시행 업계 역시 ‘정글’이다. 저마다 성공을 꿈꾸며 뛰어들지만 현실은 적자생존이다. 신철승(48) 와이즈 마케팅앤컴퍼니 그룹 회장은 두 차례 큰 실패를 딛고 일어나 부동산 시행 업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신세계건설과 파트너가 된 것도 우연이나 행운만은 아니다. “회사도 크게 키우고, 돈도 많이 벌고, 사회공헌도 많이 하겠다”며 ‘욕심’을 부리는 신 회장. 그가 자신만의 성공 노하우와 비결을 공개했다.

<인터뷰> 신철승 와이즈 앰앤씨 그룹 회장

신철승 회장은 두 차례 큰 실패를 딛고 일어서 부동산 시행 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철승 회장은 두 차례 큰 실패를 딛고 일어서 부동산 시행 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철승 와이즈 마케팅앤컴퍼니(앰앤씨) 그룹 회장은 부동산 시행 업계에서는 기린아로 통한다. 손대는 사업마다 ‘골든벨’이 울리니 ‘미다스의 손’이란 수식어도 그리 과하지 않을 듯하다. 미다스는 만지는 것이 모두 황금으로 변한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임금이다.

 신 회장은 2014년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행사업에 뛰어들었다. 경력 자체가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수년 새 괄목할 만한 사업들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서울 성수역 지식산업센터 ‘퍼스트IT타워’(2014) ▶서울 뚝섬역 지식산업센터 ‘서울숲에이타워’(2015) ▶경기도 광주시 타운하우스 ‘광주 오포 에이스 카운티’(2015) ▶경기도 가평군 타운하우스(2016) ▶서울 구로G밸리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소홈’(2016) ▶서울숲역 지식산업센터 ‘서울숲 아이티시티’(2016) 등이 최근 신 회장이 성공시킨 ‘작품’이다.

 지금은 잘나가는 기업의 대표이지만 돌아보면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전 출신인 그는 1996년 충남대를 졸업하고 상경해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려서부터 유달리 옷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의류 사업을 ‘천직’으로 여겼다. 유복한 가정 형편 덕에 초기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신 회장은 서울 압구정동에 고가의 수입 의료 전문점을 열었다. 대형 백화점에 매장을 낼 정도였으니 첫발은 잘 뗀 셈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중에서도 사업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던 그는 결국 두 손 들고 말았다. “대학 졸업 후 5년 정도 의류 사업에 전념했지만 엄청난 빚만 지고 실패했습니다.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반드시 일어나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신 회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가다 보면 길이 열리겠지’라며 스스로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번에는 건강식품 사업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열릴 듯 열릴 듯하던 길은 또 열리지 않았다.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두 번째 실패였다.

 두 차례 연속 나락으로 떨어졌던 신 회장은 2006년 우연한 기회에 부동산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외국계 펀드 사업을 하던 지인을 통해 부동산 시행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이때부터 부동산 시행으로 ‘핸들’을 튼 신 회장은 밤낮 가리지 않고 덤볐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먼저 물어보고 배웠다. 기획·시공·분양·관리를 모두 체득하고 싶었다. 파고 또 파자 마침내 길이 열렸다. 2014년 서울 성수역 지식산업센터 ‘퍼스트IT타워’로 성공 시대를 예감한 것이다. 이후로는 손대는 사업마다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신세계건설과의 파트너십 체결도 우연이 아니다.

 신 회장은 평소에는 사람 좋은 ‘아저씨’지만 일할 때는 ‘독사’로 변한다. 밤을 새우다시피 돌아다니는 것은 기본이다.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프로젝트를 담보로 한 장기 대출)도 최대한 빨리 조달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주위에서는 “아마도 그런 열정이 사업 성공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입을 모은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제 주위에는 늘 저와 함께하는 좋은 분들이 있거든요. 다른 건 몰라도 인복 하나만은 제가 최고입니다.”

 시행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미다스의 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신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신 회장은 일본 미쓰이 부동산이나 한국의 종합부동산개발회사인 MDM처럼 기획·분양·신탁을 아우르는 종합부동산 기업을 이루는 게 꿈이다. 신 회장이 와이즈 마케팅앤컴퍼니 그룹을 세워 유비홀딩스·인스타디앤씨·비투컴퍼니·에스에스지홀딩스·지투홀딩스 등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들을 한데 묶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업으로 제법 성공한 신 회장이지만 또 하나의 꿈이 있다. 바로 사회공헌이다. 그는 “일부 시행사는 분양이 끝나면 법인의 문을 닫는다. 조금이라도 세금을 줄이기 위해 그렇게들 한다고 하더라”며 “적어도 우리 회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 것, 즉 투명경영도 사회공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 회장은 현재 장학재단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돈이 없어서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을 돕기 위해서다. “돈을 벌면 좋은 곳에 써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장학재단이 설립되고 나면 어려운 학생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겁니다.”

 신 회장은 오는 10월 큰 사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신세계건설과 손잡고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에 34평형 A·B·C·D·E·F, 61평형, 65평형, 89평형 등 총 548세대의 ‘신세계 빌리브 주상복합(주거복합단지)’을 분양한다. 신 회장과 와이즈 마케팅앤컴퍼니 그룹은 이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사업에 성공하면 신 회장이 구상하는 종합부동산 기업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회사를 잘 키워서 돈도 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고 사회공헌도 많이 할 겁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후배들, 직원들에게 나중에 회사를 물려줄 겁니다. 저야 늙어서 먹고살 정도만 있으면 되니까요.”

글=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