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피격 사할린부근서 묵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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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KAL007이 격추 당한 사할린부근에서는 전 승무원이 묵념을 올렸습니다.』
보잉747 대한항공906편을 몰아 프랑크푸르트서 소련영공을 통과, 13일 오후 1시10분 김포에 도착한 노응제 기장(우·55)은『무르만스크와 사할린의 참변이 뼈에 사무치는데 우리 대한항공이 안전하게 소련영공을 통과해 기쁨과 함께 착잡한 감회를 느낀다』고 했다.
소련영공을 최초로 비행한 조종사는 36년 경력의 노 기장과 30년 경력의 이균형 기장(52)등 두 베테랑.
-소련영공 진입상황을 설명해 달라.
『헬싱키에서 급유를 받은 뒤 이륙, 핀란드와 소련의 국경선인 랜든 지점을 고도 9천1백m로 진입하면서 소련관제소를 불렀다.「레닌그라드 컨트롤 굿 이브닝」이라고 부르자「굿 이브닝」이라고 응답해 왔다.
우리의 호출부호를 정확히 말해달라고 해「코리언에어906」이라고 밝혀주었으며 이후 관제사는 정확한 호출부호로 우리를 유도해 주었다.』
-소련영공 체류시간과 관제탑과의 교신횟수 그리고 기상조건은.
『모두 8시간10분이며 16차례 교신했다. 기상조건은 매우 좋았다.』
-정확한 비행코스는.
『모스크바 위쪽 레닌그라드에서 하바로프스크를 잇는 거의 직선으로 우랄산맥∼시베리아를 횡단, 운항했다.』
-단축된 비행시간은.
『앵커리지 경유에 비해 4시간28분, 2천 마일이 단축됐다. 이로 인해 11만 파운드의 기름도 절약됐다. 현재 비행기엔 1시간40분간 더 비행할 수 있는 3만5천 파운드의 기름이 남았다.』
-소련상공에서 지상을 관찰할 수 있었는가.
『야간운항이라 거의 보지 못했으나 불빛을 보고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이때 노 기장은 우리나라시간으로 13일 오전 5시부터 소련영공에서 임무교대 한 이 기장을 가리키며 낮 비행에서 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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