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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중단하는데 가족 수십명 동의 받도록 한 법 개정 추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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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한 암환자가 혈액투석기 등의 연명의료 장치를 달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한 암환자가 혈액투석기 등의 연명의료 장치를 달고 있다. [중앙포토]

의식 없는 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할 때 동의 필요한 가족의 범위를 줄이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을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연명의료 중단에 관한 합의가 필요한 환자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및 1촌 이내의 직계 존ㆍ비속으로 하도록 했다. 또 배우자와 1촌 이내의 직계 존ㆍ비속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2촌 이내의 직계 존ㆍ비속으로 하도록 했고, 2촌 이내의 직계 존ㆍ비속이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로 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환자 의식이 없을 때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면 환자가족(19세 이상의 배우자 및 직계혈족) 전원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령자의 경우 자녀와 손주까지 모두 합치면 수십 명에 이르는 사례도 생긴다.

최의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4개월 동안 환자가족 전원합의에 의한 연명의료중단은 총 3,203건이었고, 이 중 환자 가족이 5~9명인 경우가 22.9%(733명), 10명 이상인 경우도 0.7%(22명)이나 됐다.

최도자 의원은  “현행법 상 환자의 의식이 없을 때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면 가족 전원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고, 환자의 의사를 잘 알 수 없는 사람의 동의까지 받도록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의 존엄한 임종을 돕고 의료현실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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