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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일본에 뒤진 월드컵 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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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전 동점골을 터트린 혼다(오른쪽)와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AP=연합뉴스]

세네갈전 동점골을 터트린 혼다(오른쪽)와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AP=연합뉴스]

20년 만에 일본에 뒤지는 월드컵이 될 것인가.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은 25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세네갈과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1차전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1로 꺾은데 이어 1승1무를 기록했다. 일본은 선제골을 내줬지만 0-1로 뒤진 전반 34분 이누이 다카시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1-2로 끌려간 후반 33분에는 교체투입된 혼다 게이스케가 동점골을 넣었다. 혼다는 안정환, 박지성, 팀 케이힐(호주), 사미 알 자베르(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 월드컵 통산 최다득점 1위(4골)로 올라섰다.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넣은 안정환. [연합뉴스]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넣은 안정환. [연합뉴스]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늘 일본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일본은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패로 탈락했다. 한국도 조별리그 4위(1무2패)에 그쳤지만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1-1로 비겨 승점 1점을 따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나란히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러나 토너먼트 결과는 달랐다. 일본은 16강에서 터키와 승부차기에서 져 탈락했고, 한국은 이탈리아·스페인을 물리치고 4강까지 올라갔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선 두 팀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은 1승1무1패로 조 3위를 기록했고, 일본은 1무2패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다시 한 번 동반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남미의 강호인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1승도 하지 못한 채 나란히 탈락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활약한 박지성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활약한 박지성

이번 월드컵에선 일본이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미 조별리그 2연패를 당해 탈락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본선 32개국 체제로 바뀐 뒤 2패 이후 16강에 오른 사례는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다. 반면 일본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와 맞붙는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보한다. 폴란드까지 꺾는다면 조 1위도 가능하다.

콜롬비아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가가와 신지. [AP=연합뉴스]

콜롬비아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가가와 신지. [AP=연합뉴스]

대회 전 일본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본선 개막을 두 달 앞두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질됐다. 급하게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이 팀을 맡았다. 혼다 게이스케(32), 가가와 신지(29) 등 베테랑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아저씨(옷상) 재팬’이란 꺼림칙한 별칭까지 생겼다. 하지만 가가와가 1골, 혼다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불신을 씻어냈다. 8년 만의 16강 진출도 유력해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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