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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제명’ ‘가족추방’ 장현수 향한 도 넘은 청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한 비난 수위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 실점의 빌미를 준 한국 대표팀 장현수(27·FC 도쿄)에게 네티즌들은 악플 공격을 퍼붓고 있다. 25일 오후 2시까지 모두 151건이 게시됐다. 이 중 99개는 멕시코전 경기에서 패한 뒤 올라왔다.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전반 25분 태클 수비 중 핸드볼 반칙을 범하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전반 25분 태클 수비 중 핸드볼 반칙을 범하고 있다. [뉴스1]

24일 경기가 끝나자마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현수의 입국을 금지하라’ ‘장현수가 국가대표에 뽑히게 된 경위를 조사하라’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심지어 ‘장현수 가족까지 대한민국에서 추방해 달라’는 등의 극단적인 청원 글도 있었다.

현재까지 참여 인원이 가장 많은 청원은 스웨덴전 이후인 지난 19일 게재된 ‘축구선수 장현수의 국가대표 영구제명 및 축구협회 비리 전수조사 청원’으로 현재 456명이 참여했다. 장현수가 국가대표 선수로 뽑히는 과정에 협회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담은 청원이다.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또 일부 네티즌들은 골키퍼 조현우 선수 가족에 대한 악플도 퍼부었다.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의 소속팀 대구FC는 20일 조현우 선수의 아내 이희영 씨가 남편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SNS에 공개했다. “멋지게 해내고 있어 존경스럽고 열심히 응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씨의 SNS에 일부 네티즌들이 그의 딸과 이 씨에 대한 악플을 남겼고 결국 이 씨는 SNS 계정을 22일 폐쇄했다. 이 씨는 이날 “아기에 대한 안 좋은 댓글들을 건너 듣게 되면서 아기가 나중에 글씨를 알게 되면 상처가 될까 봐 삭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전에 패한 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대표팀과 스웨덴전에 대한 청원들이 등장했다.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주심에 대한 처벌과 스웨덴전 재경기를 요구하는 청원들이 줄을 이었다.

대표팀을 향한 도 넘은 비난을 국민청원의 형태로 쏟아낸 팬들도 적지 않았다. “장현수와 김민우는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라거나 “장현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입국 금지를 시켜달라”, “장현수를 추방하고 영구제명 시켜달라”, “국가대표 발탁 과정에 비리가 있었는지 장현수를 수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심지어 “장현수를 사형시켜달라”는 청원까지 있었다. 장현수뿐만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물론 김신욱, 구자철, 이용 등 스웨덴전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러한 청원이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30일간 20만명 추천’을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준을 만족시킨다 해도 정부가 청원을 공론화할 이유는 없다. 청원을 가장한 순간의 분노일 뿐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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