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SNS에 등장한 ‘밥논법’ ‘신호무시화법’…아베에게 생긴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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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9일 아베 총리가 G7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퀘벡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지시간 9일 아베 총리가 G7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퀘벡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학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논점을 피하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자 이를 비꼬는 신조어가 생겼다.

최근 일본 네티즌은 '신호무시화법'·'밥논법' 등 새 단어까지 만들며 아베 총리를 비판하고 있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한 회사원은 SNS를 통해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 태도를 '신호무시화법'이라고 명명했다.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 내용을 3가지로 분류해 적색·황색·청색 신호등 신호를 붙였다.

적색은 질문에 대해 전혀 관계 없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고, 황색은 질문 내용을 답변에서 반복하는 방식, 청색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 것을 뜻한다.

이 회사원은 이를 '신호무시화법'이라 이름 붙이며 자신에게 유리한 질문에만 답변하는 아베 총리의 태도를 비꼬았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지난달 30일 제1야당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와 행한 '당수토론'에서 한 답변 내용을 분석해 아베 총리가 청색 신호 답변을 한 것은 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적신호는 34%, 황신호는 41%로 질문의 75%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의 답변 태도와 관련해서는 이미 '밥(ご飯) 논법'이라는 표현도 유행하고 있다.

아베 총리에 비판적인 우에니시 미쓰코 호세이대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알려진 표현이다.

주어지는 질문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 논점을 흐리며 말장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식사 여부를 묻기 위한 '밥을 먹었느냐'는 질문을 '쌀밥을 먹었느냐'고 물은 것처럼 해석해 빵으로 식사를 했음에도 '밥(쌀밥)을 먹지 않았다'고 답하는 것이다.

지난달 아베 총리가 문제 사학 가케(加計)학원의 이사장과 만났는지를 묻는 질문에 "정부의 (가케학원 수의학부 허가) 결정 과정에 한 점 구름도 없다"는 답변으로 논점을 피해가자 정치권에서도 '밥 논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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