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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라이브]여우 앞에 나타난 '오소리' 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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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1대0으로 앞선 가운데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1대0으로 앞선 가운데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연합뉴스]

신태용(48)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별명은 ‘그라운드의 여우’다. 그의 앞에 ‘오소리’ 오 감독이 나타났다. ‘천재 사령탑’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6·콜롬비아) 멕시코 감독이다.

'한국 2차전 상대'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 #6개월 준비해 번개 역습으로 독일 격침 #26세 은퇴해 리버풀 훈련 염탐, 퍼거슨 찾아가 #라윤, "한국 전술 모두 짠상태. 그는 천재"

한국은 24일 0시 로스토프 나노누에서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치른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은 16강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멕시코를 잡아야한다.

하지만 멕시코는 지난 17일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을 1-0으로 꺾었다. 특히 오소리오 감독은 수비를 탄탄하게 한 뒤 번개같이 빠른 역습으로 독일을 무너뜨렸다. 오소리오 감독은 경기 후 “6개월간 전략을 짰다”고 고백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멕시코-독일전 후 “상대 맞춤형 전술을 쓰는 오소리오 감독은 한국을 맞아 독일전과 똑같은 전술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멕시코 미드필더 미겔 라윤(세비야)은 18일 러시아 모스크바  노보고르스크 다이나모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소리오 감독은 이미 한국전을 대비한 전술과 계획을 모두 짠 상태다. 그는 항상 다른 길을 생각해내는 천재 같다. 한국전에도 최고의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축구대표팀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연합뉴스]

멕시코 축구대표팀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연합뉴스]

오소리오는 선수 시절 1982년 데포르티보 페레이라(콜롬비아)에서 데뷔한뒤 인터나시오날(브라질)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다. 하지만 1987년 온세 칼다스(콜롬비아)에서 부상을 당해 26세 젊은나이에 은퇴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과거 잉글랜드 리버풀 훈련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집을 얻을 만큼 열정적이다. [오소리오 감독 SNS]

오소리오 감독은 과거 잉글랜드 리버풀 훈련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집을 얻을 만큼 열정적이다. [오소리오 감독 SNS]

오소리오가 걸어온 지도자의 길은 만화처럼 특이하다. 그는 미국 사우던 코네티컷 스테이트 대학에서 운동학을 전공했고, 리버풀 존 무어 대학에서 ‘사이언스와 풋볼’ 학위를 받았다. 16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소리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훈련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집을 빌려 들어갔고, 당시 제라르 울리에 감독의 지도방식을 몰래 지켜볼 수 있었다.

영국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A 라이센스를 취득한 오소리오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 코치를 맡았다. 라이벌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소리오는 마이클 조던이 뛰던 미국프로농구 시카고 불스의 체계적인 훈련을 보고 축구에 적용하고 싶은 마음도 먹었다고한다.

오소리오는 2008년 미국 뉴욕 레드불스 감독으로 우승을 지휘했다. 2012년부터 콜롬비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3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2015년 멕시코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오소리오 감독의 별명은 ‘El Recreacionista’, 스페인어로 레크레이셔니스트다. 2006년 미요나리오스(콜롬비아) 감독 시절 레크레이션 같은 재미있는 훈련을 했다. 일각에서는 훈련이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했지만 오소리오 감독은 지도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22)가 첫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22)가 첫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오소리오 감독은 2016년 코파아메리카 8강에서 칠레에 0-7 참패를 당했다. 당시 경기마다 전술과 선수가 자주 바뀐다며 경질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유임됐고 북중미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그리곤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6개월 준비 끝에 독일을 침몰 시켰다. 한국전 준비도 이미 마쳤다고 한다. [오소리오 SNS]

오소리오 감독은 6개월 준비 끝에 독일을 침몰 시켰다. 한국전 준비도 이미 마쳤다고 한다. [오소리오 SNS]

오소리오 감독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한국대표팀 경기에 코치를 파견했고, 본인이 직접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을 만나 조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축구레전드 카를로스 발데라마는 지난달 멕시코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소리오 감독의 멕시코는 6번째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멕시코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을 넘어 4강까지 갈 것이란 이야기다.

모스크바(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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