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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페미액션’ 회원 “그때 체포돼 잡혀갈 걸 그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내 가슴은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지난 2일 상의 탈의 시위를 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 이가현씨는 16일 “그때 잡혀갈 걸 그랬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공개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만약 기소가 됐으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다른 분이 ‘나도 잡아가라’며 같이 가슴을 드러내고 경찰서 앞에서 동조 시위를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면 더 시위가 확산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공연음란죄로 체포하려 했으나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훈방 조치했다.

이씨가 활동하는 ‘불꽃페미액션’ 측은 지난 2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퍼포먼스는 불꽃페미액션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열린 ‘2018 월경 페스티벌’에 참여해 속옷과 상의를 벗은 채 찍어 올린 사진을 페이스북 코리아가 삭제 조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들은 당시 “페이스북은 여성이 자발적으로 올린 사진을 음란물이란 이유로 삭제하는 반면 여성의 몸을 몰래 촬영한 비동의불법 촬영물은 그대로 놔두고 있다”며 “나체라고 해서 무조건 음란물은 아니며 남성의 나체를 허용하는 것과 같이 여성의 나체도 허용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의 상의 탈의 시위가 알려지자 시위 다음 날인 3일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선 ‘불꽃페미액션’ 관련 단어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다. 이씨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슴 까는 게 이렇게 큰일이었는지 정말 몰랐다”면서도 “내가 가리고 싶은 곳은 가리고 드러내고 싶은 곳은 드러낼 건데 왜 어딘 가리라 하고 어딘 드러내라 마라 난리냐. 우리가 말하는 건 내 몸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권리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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