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반도 온난화 되면…] 대구에 사과 대신 야자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구 온난화 현상이 지속되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지난 1백년간 전국 주요 도시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1.5도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2060년의 연평균 기온은 3도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연세대 김정우 교수 등)도 많다.

한국지하수자원보전협의회 안기희 박사는 "경북 영덕 해상공원에 심은 제주도 야자수가 한겨울에도 조금만 보온해주면 죽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로 변한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한반도가 더워지면 우선 작물재배 기간과 재배지역이 달라진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기온 상승으로 연간 작물 재배 가능 기간은 10~29일 가량씩 길어졌다.

산간지대에서도 벼를 기를 수 있고 배.복숭아.포도의 재배 지역은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에서는 아열대 과일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연평균 기온이 13.2도인 대구는 1~2도만 올라가도 사과 재배가 어려워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연평균 기온이 13.5도보다 낮은 곳에서 사과를 재배하기 때문이다.

식물 분포에도 변화가 생긴다.

남쪽의 난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온대 중.남부의 주요 식물도 함께 북상하게 된다. 온대 북부의 식물이 쇠퇴하고 가문비나무 등 고산식물도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기온이 2도 오르면 한반도의 동백나무 서식 범위가 3만1천㎢에서 6만3천㎢로 넓어진다. 이에 따라 철원평야나 강릉에서도 동백나무를 구경할 수 있겠지만 정작 남해안 도서지역은 동백나무가 사라질 수도 있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명태.대구 등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급감하는 대신 우리나라의 주요 어종이 고등어.멸치.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으로 바뀔 가능성도 작지 않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