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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한마당 축제 '확 달라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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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 바그다드가 함락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현지 라쉬드 극장의 폭격으로 구멍이 뚫린 무대 위에서 공연이 열렸다. 전쟁통에서도 연극 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이 극장 소속 마르독 극단이 지난 13일 '과천 한마당 축제'참가를 위해 입국함으로써 행사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6년째 이어져온 과천 마당극 축제(행사기간 오는 23~28일)가 올해부터 '과천 한마당 축제'로 탈바꿈하면서 작품 수준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라크 마르독 극단은 '오셀로-악마에게 복종하다'를 통해 연극적 바탕에 춤을 곁들인 댄스 드라마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들은 특히 행사 기간 중 미국 HOBT 단원 5명과 바로 옆방에 투숙하면서 전쟁의 폐허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연은 단연 독일 극단 타이타닉의 '타이타닉'이다. 제목 그대로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소재로 했다. 극단 타이타닉은 1990년 동.서독의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현재 야외극 전문 극단으로 성장했다.

영화 '타이타닉'이 러브스토리 위주라면 야외극 '타이타닉'은 무대기술을 활용해 배가 침몰하는 과정을 과감하고 리얼하게 연출했다. 처음 배가 건조되고, 출항 후 빙산에 부딪쳐 물이 쏟아지고 불길이 일고, 이후 한순간 배가 무너져내리는 장관을 보여준다. 관객석이 말발굽형으로 굽은 것도 특이하다.

국내 초청작 중에는 최근 대학로에서 호평을 받은 연극 '한 여름 밤의 꿈'(극단 여행자)이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완전히 한국적인 색채의 작품으로 만든 데다 야외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이외에도 인간문화재 김대균의 줄타기, 마당극 '똥벼락', 서울 발레시어터의 '컬러 오브 라이프' 등이 줄줄이 선을 뵌다.

이 밖에도 해외 초청작에 저글링.신체곡예.줄타기 등 서커스 기예를 코믹하게 연기하는 '엉터리 서커스',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인 션 킨리의 거리극 등 볼만한 공연이 많다.

축제의 부대 행사로 백스테이지 투어, 줄인형 조작법 등 공연 따라 배우기 등 축제 탐방 체험과 탈곡기.도리깨 등 재래식 농기구로 탈곡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추수마당 등 놀이체험 행사도 있다.

'타이타닉''오셀로-악마에 복종하다''컬러 오브 라이프' 등 국내외 6개 공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다. 이 축제를 위해 과천 축제 사무국에서는 관람료를 할인해 주는 사랑티켓(5천원)을 배부한다. 직접 사무국을 방문해야 구입할 수 있다. 또 일부 무료 공연은 축제 홈페이지(www.gcfest.or.kr)에서 예약해야 한다. 02-504-0944.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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