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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 가격 급등…전세계 항공사 유류할증료 인상 러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항공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계 항공업계가 수익 악화로 울상이다.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기 시작했고, 기본 요금을 올리는 항공사도 늘고있다.

지난해 비해 50% 이상 급등 #국제선은 유류할증료 올리고 #국내선은 기본요금 소폭 인상 #여름휴가철 특수 앞두고 비상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50% 이상 급등하면서 사실상 운임을 인상하는 항공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제원유가격이 2016년 배럴당 20달러 대에서 60달러대로 뛰어올랐다. 사진은 원유 채굴 현장. [중앙포토]

국제원유가격이 2016년 배럴당 20달러 대에서 60달러대로 뛰어올랐다. 사진은 원유 채굴 현장. [중앙포토]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에 비해 배럴당 0.79달러(1.2%) 하락한 64.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외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간만에 하락했지만, 2016년 최저 25달러까지 떨어진 데 비하면 두배 이상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어서면 항공유 비용은 항공사의 영업비용 가운데 4분의 1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항공사들은 유가에 따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당장 항공료 인상보다는 비교적 투명하게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를 시도해왔다.

2016년 2월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 국제 항공유 가격. 자료=S&P Global Platts *1갤런(약 3.8L) 기준 가격.

2016년 2월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 국제 항공유 가격. 자료=S&P Global Platts *1갤런(약 3.8L) 기준 가격.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장거리 국제노선을 대상으로 유류할증료를 지난 1일부로 일제히 올렸다. 미국에서는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에 대해서만 유류할증료를 도입을 인정하고 있다. 항공유 급등에 따른 추가비용을 항공사와 고객이 나눠 부담하자는 취지다.

뉴욕-런던 노선의 경우 아메리칸항공은 300달러(약 31만8000원)의 유류할증료를 추가로 부담시키고 있다. 전체 운임의 18% 수준이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트드 항공은 모두 320달러의 유류할증료를 채택했다.

호놀룰루-도쿄 노선의 경우 하와이안 항공의 유류할증료는 50달러에 그쳤지만 전일본항공은 100달러를 부과하는 중이다. LA-홍콩 노선도 홍콩항공은 62달러지만 아메리칸항공과 캐세이퍼시픽항공은 모두 132달러를 유류할증료로 부과하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휴가철 해외여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포토]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휴가철 해외여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포토]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들도 지난해 10월부터 유류할증료를 꾸준히 인상해 이달 들어 가장 높은 단계로 부과 중이다.

미국 국내선의 경우 유류할증료 도입을 못 해 기본요금을 만지작거리는 항공사가 늘고있다. 편도 노선별로 2∼5달러를 올리는 중이다. 그러나 최대 국내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견뎌보겠다는 입장이다.

항공유 가격은 2009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014년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16년 2월 바닥을 치고 오르기 시작해 올해 들어 2014년 수준을 향해 치닫는 중이다. 항공유 가격이 급등할 때에는 항공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항공유가 저렴할 때 미리 사두는 헷징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정유업계나 항공업계 모두 앞으로의 유가가 어떤 방향으로 정해질지 쉽게 가늠을 못하는 상황이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휴가철 해외여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포토]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휴가철 해외여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포토]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은 일찌감치 연료효율이 좋은 신형 여객기로 교체해 비용을 아끼고 있는 경우다. 루프트한자 항공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신형 여객기 교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지난해 항공유 소비를 전년에 비해 4.5%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항공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폴 제이콥슨은 “최대한 시장이 결정한 운임을 올리지 않고 버티는 게 목적”이라며 “하지만 이미 연료비 상승으로 본 손해를 만회하는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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