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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北 파키스탄식으로 가면 우리도 핵무장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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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7일 "만약 (북핵 문제가) 파키스탄식으로 해결된다면 한·일의 선택은 자체 핵무장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핵은 비대칭 전력이기 때문에 핵을 가진 집단과 가지지 못한 집단 사이에서 군사적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다"며 "군사 균형이 깨져 전쟁이 일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일은 자체 핵무장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가 언급한 ‘파키스탄식 해법’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미군은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며 파키스탄의 협력을 받는 조건으로 파키스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했다. 미국이 중동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지렛대로 파키스탄을 활용하며 핵 보유를 묵인한 것이다.

홍 대표는 "미국이 국내 정세를 의식해 평화 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용 정치를 위해 그런 식의 양보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폐기하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주는 파키스탄식 북핵정책을 채택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중간 선거와 국내 정치 상황을 의식해 미국만이라도 안전한 방향으로 합의하는 방향을 고려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는데, 이는 처음에 공언했던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서 많이 후퇴한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또 "이번 미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것을 결단코 반대한다"면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 역시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의 달성 이후가 가장 좋고, 체제 보장 차원에서 불가피해도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경제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시장경제 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귀족노조에 휘둘리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화는 경제를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일본 정부의 위안부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해서는 "흘러간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또 남북한 통일에 대해선 "문재인 정권이 주장하는 남북 연방제 통일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베트남, 독일, 예멘의 사례를 보면 연방제 통일은 불가하다"며 "자유민주주의로 체제로 통일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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