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원 후보, 세월호 추모공원 두고 “강아지가 죽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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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 후보 선거 공보물. [사진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페이스북]

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 후보 선거 공보물. [사진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페이스북]

이혜경 바른미래당 후보가 선거 공보물에서 세월호 추모공원을 두고 ‘강아지 죽음’에 빗대 세월호 유가족의 비판을 받고 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에 ‘4‧16 생명안전공원 진실 알리기 캠페인’을 안내하며 이 후보의 공보물을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 아이들을 강아지와 비교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안산시가 70만~100만 도시를 꿈꾸는데 추모공원은 안되지 않습니까?”라며 “집 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묻지 않잖아요? 부모님께서 돌아가셔도 마찬가지고요?”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하물며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100년 살아가야 할 도시 한복판에 이것은 아니지요?”라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이를 두고 “화랑유원지도, 광화문광장도 시민에게 돌려주라 하는데 사실은 세월호 유가족이, 우리 아이들이 거기 있는 게 싫은 것 아니냐”며 “왜 걸핏하면 시민 핑계 대면서 정말 하고픈 얘기는 쏙 빼버립니까. 세월호 유가족이 이 세상에서 싹 다 없어져 버리면 좋겠다는 게 진짜 속마음 아닙니까?”라고 토로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납골당이라는 이유로, 혐오 시설이라는 이유로, 집값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일부 지역 주민들께서 반대하시는 것 다 이해할 수 있다”며 “저도 세월호 참사로 유민이가 죽지 않았다면 반대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4‧16 생명안전공원 조성을 반대하시는 분들은 우리처럼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살아있는 모든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배우고 참사의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공원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은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인근 주민과의 의견을 들은 뒤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반대를 표현한 것”이라며 “세월호 유가족들한테는 정말 죄송스러우며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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