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의 키' 기성용, 보스니아전 스리백 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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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이 24일 파주NFC에서 열렸다. 기성용이 볼을 차고 있다. 임현동 기자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이 24일 파주NFC에서 열렸다. 기성용이 볼을 차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만능열쇠'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축구대표팀 변형 전술의 키(key)로 나선다.

한국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체격과 힘이 좋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중원을 두껍게 보강한 3-5-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투톱 공격수에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내세웠다. 이재성(전북)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정우영(비셀 고베)이 뒤를 받친다.

공격과 수비에 활발하게 가담할 양쪽 윙백으로는 김민우(수원)와 이용(전북)이 나선다. 스리백에는 오반석(제주)-기성용(스완지시티)-윤영선(성남)이 나선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을 최후방 스리백 '3'의 중앙에 기용하는 파격 전술이다. 기성용에게 수비 진영과 미드필드 진영을 오가는 '리베로' 역할을 맡겨 척추라인을 튼튼히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기성용이 공격에 가담할 땐 양쪽 윙백이 아래로 처져 포백과 비슷한 구성을 유지한다.

기성용이 스리백의 가운데 수비수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은 2014년 9월 당시 세계 6위 우루과이에 0-1로 졌는데, 당시 신태용 대표팀 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3-1-3-3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당시 기성용을 골키퍼 바로 앞에 깊숙이 포진시키는 변칙 배치로 합격점을 받았다.

기성용은 수비시에는 우루과이 간판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를 꽁꽁 묶었고, 공격에 가담할 땐 농구 포인트가드처럼 볼 배급을 전담했다. 중앙 미드필더에 이어 후반 막판에는 센터 포워드로 3단 변신하면서 '트랜스포머(변신 로봇)'라는 찬사를 받았다.

기성용은 보스니아전을 통해 한국 축구 역사상 14번째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기성용은 열아홉살이던 2008년 9월 5일 요르단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2008년 9월 북한전에 데뷔골을 넣었고, 2010년 6월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활약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출정식 당일 상대로 나선 보스니아는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한국(61위)보다 20계단 높은 41위에 랭크돼 있다.

전주=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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