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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숨지게 한 만취 역주행 벤츠, 사고 직전 영상 보니

중앙일보

입력

30일 새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안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던 노모(27)씨의 벤츠가 마주오던 조모(54)씨의 택시와 충돌, 택시 승객 김모(38)씨가 숨지고 조씨가 크게 다쳤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30일 새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안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던 노모(27)씨의 벤츠가 마주오던 조모(54)씨의 택시와 충돌, 택시 승객 김모(38)씨가 숨지고 조씨가 크게 다쳤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새벽 시간에 만취 상태로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2명을 사상케 한 벤츠 운전자의 사고 직전 영상이 공개됐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영동고속도로 역주행 차량 블랙박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이다. 역주행하던 노모(27)씨의 벤츠와 마주 오던 조모(54)씨의 택시가 충돌한 시각은 30일 오전 0시 36분쯤이며 해당 영상은 약 6분 전인 0시 30분에 촬영됐다.

비까지 내리는 어두운 고속도로에 맞은편에서 헤드라이트를 환하게 켠 벤츠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온다. 블랙박스가 장착된 차량은 이를 피해 급히 오른쪽 차선으로 핸들을 틀었고 충돌을 면할 수 있었다.

글쓴이는 “비 오는 길이라 2차선 정속주행 중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차량을 만날 줄은 전혀 생각 못 했다”며 “차에는 100일 된 아기와 어머니도 타고 계셨다. 아직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씨는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76%의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택시 뒷좌석에 탄 승객 김모(38)씨가 숨졌고, 조씨는 가슴과 팔 골절, 장 부위 파열 등의 부상으로 위중한 상태다.

김씨는 경기도에 있는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으로, 외근 후 밤늦게 택시를 타고 거주지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남 지역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아내의 남편이자, 9살‧5살 난 어린 두 자녀의 아버지다.

노씨는 30일 오전 0시 25분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덕평 IC 부근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유턴한 뒤 7km가량을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냈다.

골반 골절로 병원 치료 중인 노씨는 사고 상황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른 기억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러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술을 마시고도 도대체 왜 운전대를 잡았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이없이 목숨을 잃고 크게 다친 택시 승객과 택시기사만 억울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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