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 코트라 손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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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노총과 KOTRA가 외국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손잡는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홍기화 KOTRA 사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의회실에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약정서' 체결식을 한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참석한다.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지역 단위 노조가 자치단체 등과 보조를 맞춘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최상급 단체인 노총 차원에서 정부 산하기관과 공식적 협력관계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 "노동운동의 과격한 이미지 고쳐가겠다"=노총과 KOTRA가 맺는 약정서는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도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노사관계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며, 이를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해외 유치활동과 외국인 투자단 방한 때 서로 협력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의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총은 근로자의 실질적 권익 향상을 위해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에게는 투쟁적이며 두려움의 대상으로 각인돼 있는 한국 노동운동의 이미지를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도 "노사불안은 외국인 투자유치의 최대 걸림돌이었다"면서 "노총의 협조를 토대로 중국.인도 등 다른 경쟁국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총 위원장이 투자 설득 나선다=KOTRA는 이용득 노총 위원장을 '대(對) 한국 직접투자 자문단'의 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이 자문단은 3M 코리아.제록스 등 주요 외국인 투자기업 경영진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등 한국에 있는 33명의 외국인 기업가들로 구성돼 있다.

KOTRA는 또 6월 말 미국에서 개최되는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에 이 위원장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 위원장이 직접 미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국에 투자하면 노사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득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과 KOTRA는 분기별로 회의를 열어 아일랜드 등 선진국 노사관계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외국 투자기업의 노사관계에 대해 공동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한국에 있는 외국 투자기업이 노사 갈등을 겪으면 노총과 KOTRA가 함께 찾아가 중재도 할 방침이다.

KOTRA 관계자는 "외국투자기업의 노사문제에 관한 한 한국노총과 KOTRA는 이제 일심동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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