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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잘나가는 그들은 나오미족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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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혼하거나 열애 사실만 밝혀져도 배우의 몸값이 떨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안정된 결혼생활을 누리며 신세대 못지 않은 감각과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이들의 이미지를 더 높이 사는 것. 20대 못지않은 외모와 감각, 여기에 관록까지 겸비한 30대 중반~40대 초반의 배우를 광고계에서는 '나오미족'이라 부른다. 'Not old image'라는 말에서 나왔다. 그들은 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광고에서 세련된 원숙미를 뽐내는 나오미족 모델들. 왼쪽부터 김남주(대우건설 푸르지오), 차승원(에쓰오일), 차인표(삼성전자 지펠), 채시라(리홈).


화장품 SK-Ⅱ 광고에서 김희애(39)는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피부와 원숙한 세련미를 과시한다. 주부모델 김희애의 편안한 매력은 20대 시절보다 더 돋보인다는 것이 광고계의 평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헬스클럽' 코너와 에쓰오일 광고에서 몸짱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차승원(36)도 요즘 영화.광고 등에서 한창 물이 올랐다. 꾸준한 자기관리의 표상인 몸매와 유머러스한 가장의 이미지가 그의 가장 큰 매력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지펠 광고에 자상한 남편 역으로 등장한 차인표(39)는 가정의 가치를 잘 소화해내는 남자모델로 꼽힌다. 대우건설 푸르지오 광고를 5년째 하고 있는 김남주(35)는 결혼과 출산 후에도 도회적 세련미를 유지하며 KT 집전화기 Ann과 여성복 올리비아 로렌의 광고까지 꿰찼다. 화장품 브랜드 코리아나의 모델로 15년째 활약하고 있는 채시라(38)와 삼성화재 생활보험 '올라이프'의 모델로 나선 한석규(42)도 나이보다 젊은 이미지와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나오미족 모델이 각광받는 이유는 제품 타깃이 중년 소비자라는 점도 있지만, '나우족'(New Older Women.가정은 물론 자신에게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중년여성), '노무족'(No More Uncle.'아저씨'이기를 거부하는 중년남성) 등 중년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들 모델의 이미지가 열린 사고와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며 신세대 못지 않게 외모과 자기계발에 노력하는 신(新)중년의 가치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광고대행사 웰콤의 이지희 부사장은 "요즘 중년 소비자들은 웰빙 성향 못지 않게 자기계발.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안정적인 가정생활은 브랜드에 따뜻하고 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 김남주.김희애 등이 '줌마렐라'(가정과 사회생활 모두에 철저한 중년여성)의 표상이라면, 차인표.차승원 등은 '버디대디'(권위적이지 않은 가정적인 아빠)의 이미지를 광고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제일기획 장종철 차장은 "중년 소비자들은 중후하다는 평가보다는 '아저씨(아줌마)같지 않아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며 "이들의 욕구를 나오미족 모델들이 광고에서 표현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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