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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에 불편한 배명진 교수 “25년 전문가 무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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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음성 분석전문가 배명진 교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배 교수가 항의했다. [사진 MBC 캡처]

‘PD수첩’이 음성 분석전문가 배명진 교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배 교수가 항의했다. [사진 MBC 캡처]

‘소리박사’로 알려진 배명진 숭실대 교수가 음성 분석 결과에 대한 의혹 제기한 MBC ‘PD수첩’ 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22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음향 분석전문가로 알려진 배명진 교수 겸 소리공학연구소장에 대한 의혹을 파헤쳤다. PD수첩은 배 교수의 어긋난 분석 사례를 공개하며 그가 보유한 음성 분석 기술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

배 교수는 25년간 언론에 약 7000번 출연하며 국내 최고의 음향 분석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연예인 욕설파문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목소리와 체중 증가의 상관 관계 등 소리를 분석하면서 인지도를 얻었다.

이날 PD수첩 측은 “배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학계의 제보를 접수했다”며 “그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고, 분석 결과 역시 과학에 근거한 분석으로 보기 어렵다는 제보였다”고 밝혔다.

배명진 교수는 불쾌감을 줄인 자동차 경적 소리 등을 개발하는 등 소리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 숭실대]

배명진 교수는 불쾌감을 줄인 자동차 경적 소리 등을 개발하는 등 소리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 숭실대]

특히 PD수첩은 배 교수가 직접 작성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성완종 녹취’ 분석감정서를 입수해 제시했다. 그런 다음 이 분석감정서를 토대로 다른 음성학자들의 의견을 받았다. 방송에 나온 음성학자들은 배 교수의 분석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고, 음운론을 전공한 또 다른 음성학자 역시 “그의 분석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작성된 감정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도의 PD수첩 인터뷰 요청에, 배 교수는 “왜 그것을 입증해야 하느냐, 결국은 내 과학적인 수준을 테스트해 보겠다는 거냐”며 반박하며 거절했다. 또 “내가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 나를 비토할 사람이 없겠느냐”며 따졌다.

직접 찾아간 제작진에게 배 교수는 “왜 내가 대답을 해야되는지 모르겠다. 백업 데이터를 보면 PD님이 이해할 수 있느냐”며 “음성학자, 그 사람한테 가서 물어봐라”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25년 전문가를 뭐? 의혹으로 무시하겠다고? 당신 그럴 권한 있어?”라며 “빨리 나가라. 안 그러면 경찰이 오게 되어 있다”라고 거듭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제작진을 쫓으며 “PD면 좀 유식해야 한다”며 “모르면 물어봐야지. 우리 소리공학연구소 25년 됐다. 그럼 전문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배명진 교수는 음향 분석전문가로 알려지면서 인지도를 얻었다. [중앙포토]

배명진 교수는 음향 분석전문가로 알려지면서 인지도를 얻었다. [중앙포토]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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