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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자들 너무 조급해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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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한국 투자자들의 펀드 투자는 공격적이며 이는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내한한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브렛 구딘(사진) 아시아 태평양 총괄 사장은 13일 한국 투자자들의 성향을 이렇게 진단했다. 펀드는 전문가(펀드 매니저)들이 장기성과를 바라보고 운용하는 것인데도 한국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률에 급급해 잦은 환매 등 갈아타기가 심하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에 민감한 한국 투자자들 덕분에 한국 펀드 시장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지만 급성장 탓에 아직 성숙한 투자문화가 완전히 자리잡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브렛 사장은 성숙한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무엇보다 투자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피델리티가 투자자 교육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특히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즐긴다기 보다는 최근 1~2년간 펀드 수익률이 워낙 좋다보니 무조건 그런 상품에 돈을 넣었던 것" 이라며 "이런 묻지마 투자를 피하려면 투자자들이 선택한 펀드가 어떤 상품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델리티는 투자자들에게 가급적 많은 정보를 줘서 스스로 선택하게 할 뿐, 절대로 직접적인 투자 가이드를 주지 않는다는 것. 자산운용사의 투자자 교육이 금지돼있는 한국에선 판매자 교육을 통해 이 점을 강조한다고 한다. 그는 또 "피델리티는 23개국에 진출해있지만 펀드매니저가 있는 곳은 한국을 포함해 7곳 뿐"이라며 "피델리티가 그만큼 한국시장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브렛 사장은 이어 "한국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데다 빠른 속도로 없어져가는 각종 규제 덕에 금융 허브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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