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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 잘못된 발음 많아 교재에 부적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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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나는 우리말 발음 연구가로서 한류 드라마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로서 과연 적합한지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가 펴낸 '말과 글' 2005년 겨울호에 발표한 바 있다. '한류 드라마의 심각한 발음 혼란'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내가 살핀 한류 드라마는 모두 8편으로 '겨울연가''풀하우스''불멸의 이순신''해신''대장금''한강수타령''올인''파리의 연인'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을 살펴보니 비표준어 발음이 판쳐 한국어 교재로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는 정확한 발음이 가장 중요하다. 내용은 그 다음이다. 그런데 오늘날 방송인들은 표준 발음을 잘하지 못 한다. 특히 장단음 구별을 거의 못한다. 받침 발음도 많이 틀린다. 한류 드라마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류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들의 발음 가운데 상당수는 장단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비표준 발음이다.

따라서 외국인에게 가르칠 교재로 드라마 내용을 활용하더라도 정확한 발음 부분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우수한 성우를 동원해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창진 초당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