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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베이징2공장 건설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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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 관계자는 "비준 당사자인 정몽구 회장이 행사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중국 정부가 비준식을 연기한 것 같다"며 "이번 비자금 사건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몰라 올 상반기에는 비준식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제2공장을 지난해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정부가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1년 가까이 지연됐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베이징차와 50대 50 합작으로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하고 연산 30만 대 규모의 제1공장을 가동 중이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해 23만3000여 대를 판매해 중국 시장 4위로 올라섰다.

◆ 차질 빚는 제2공장 건설=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베이징 제2공장 비준 조건으로 첨단 엔진기술 이전을 요구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신차 개발이 가능한 연구소(R&D센터) 건설을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쏘나타에 들어가는 세타엔진 공장을 베이징에서 5시간 정도 떨어진 산둥(山東)성 르자오(日照)시에 짓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정몽구 회장이 긴급히 베이징을 방문해 연구소 건설 제안을 일부 수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베이징 산업단지에 세워질 연구소는 신차가 아닌 부분 변경 모델(페이스 리프트)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신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주행시험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 건설 비용은 대부분 현대차가 부담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자금 사건이 터져 제2공장 건설이 또 연기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 기술 유출 논란=중국에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GM과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혼다 등 선진 자동차 업체들도 아직까지 중국에 연구소를 세운 사례가 없다. 도요타는 지난달 합작사인 중국 제일기차에 차체 디자인 기능을 갖춘 소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올해 말까지 지어주기로 합의했다. 현대차 중국본부 관계자는 "비자금 사건 이후 중국 정부는 비준 연기에 이어 현대차의 남양연구소에 버금가는 연구소를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5000억원가량 투자된 남양연구소는 동양 최대 규모의 신차 개발 단지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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