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만에 다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해변 산책’이었다. 이 장면은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을 연상하게 한다는 말이 나왔다.
중국 외교부는 김정은이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회담을 가졌다고 8일 발표했다.
중국 CCTV 등은 이날 북중정상회담을 보도하면서 김정은과 시 주석이 방추이다오(棒槌島) 해안가를 거니는 장면을 전했다. 영상에 따르면 양 정상은 바다가 보이는 해변을 통역만 대동한 채 단둘이 걸었다.
CCTV는 김정은과 시 주석이 공원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단독 회담을 하는 모습도 보도했다. 이들의 단독 회담이 얼마간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은 통역 배석 없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김정은과 시 주석은 단독 회담을 통해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역이 배석했던 점에 비춰봤을 때 남북정상 간의 단독 회담 보다 장시간 대화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날 한 매체에 “남북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 회담이 전 세계에 방영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중국 측에서는 그에 버금가는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