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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헤비급 첫 4대 기구 통합챔피언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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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앤서니 조슈아(左), 디온테이 와일더(右). [로이터=연합뉴스]

앤서니 조슈아(左), 디온테이 와일더(右). [로이터=연합뉴스]

KO 기계, 무패 복서 간 ‘꿈의 대결’이 성사될까. 세계복싱협회(WBA)·세계복싱기구(WBO)·국제복싱연맹(IBF) 헤비급(90.72㎏ 이상) 챔피언 앤서니 조슈아(29·영국)와 세계복싱평의회(WBC) 챔피언 디온테이 와일더(33·미국)의 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슈아 대 와일더 대결 성사 눈 앞 #연내 유력 … 대전료 합쳐 1억 달러 #영국·미국의 간판 복서, 흥행 예고

영국 미러는 7일(한국시각) “조슈아가 ‘와일더와의 경기가 열리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조슈아의 프로모터인 에디 헌이 “조슈아와 와일더의 대결이 70% 정도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여름, 늦어도 연말 내에는 통합 타이틀전이 열릴 전망이다. 이 경기가 관심을 끄는 건 두 선수 모두 화끈한 KO로 무패 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조슈아는 21전 21승인데 KO승이 20차례고, 와일더도 40전 40승인데 39차례나 상대를 쓰러뜨렸다.

조슈아는 나이지리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이혼과 그로 인한 빈곤을 복싱으로 극복했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스타가 됐다. 올림픽 직후 프로로 전향한 그는 3년 만에 IBF 세계챔피언이 됐고, 지난해 WBA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지난달 1일엔 7만8000여 관중의 일방적 응원 속에 조셉 파커(26·뉴질랜드)를 꺾고 WBO 챔피언 벨트까지 손에 넣었다. 조슈아는 이 경기로 2000만 파운드(약 290억원)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조슈아가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이 와일더다. 21살에 복싱을 시작한 와일더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역시 올림픽 직후 프로가 된 그는 2012년 WBC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3월엔 루이스 오티즈(쿠바)를 상대로 10라운드 역전 KO승을 거뒀다. 두 선수는 헤비급답게 체격이 크지만, 과거 선수들과 달리 스피드를 앞세워 화끈한 경기를 펼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실 특급 선수 간 대결은 성사되기 쉽지 않다. 양쪽 모두 패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015년 플로이드 메이웨더(41·미국)와 매니 파키아오(40·필리핀)의 ‘세기의 대결’도 6년 가까운 ‘밀당’이 필요했다. ‘조슈아 대 와일더’ 매치업도 몇 년 전부터 거론됐다. 조슈아는 복싱의 발상지인 영국의 최고 스타고, 와일더는 복싱 흥행 1번지 미국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전료와 경기 장소 등의 문제로 협상이 진행되진 못했다.

지금껏 이렇다 할 빅매치가 없었던 와일더가 먼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와일더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 조슈아에게 “최소 5000만 달러(약 540억원)를 보장할 테니 싸우자.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 네가 내뱉은 말은 지킬 거라고 기대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조슈아는 파커를 이긴 뒤 “내 앞으로 5000만 달러를 가져오면 와일더와 싸우겠다”고 말했다.

미국 ESPN에 따르면 와일더의 프로모터인 셸리 핀켈은 조슈아에게 대전료를 포함한 수입의 절반을 나눠주는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입이 1억 달러가 안 될 경우, 와일더 쪽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5000만 달러를 보장하는 조건이다. 황현철 SBS 해설위원은 “헤비급 4대 기구 통합타이틀전은 처음이다. 게다가 둘은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스타라서 엄청난 흥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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