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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동주·이육사 친필원고 문화재 등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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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친필원고. 개별 원고를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 등이다. [사진 문화재청]

윤동주 시인의 친필원고. 개별 원고를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 등이다. [사진 문화재청]

시인 윤동주(1917∼1945)와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가 쓴 친필원고가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윤동주 친필원고'와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蝙蝠)'을 포함해 항일 독립 문화유산 5건과 근대 건축인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 등 총 6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우리 문학가가 쓴 작품 원고가 문화재가 된 것은 처음이다.

윤동주 시인

윤동주 시인

윤동주 친필원고는 윤동주가 남긴 유일한 원고로 개작한 작품을 포함해 1934년부터 1941년 사이에 쓴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담겼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와 같은 개별 원고를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로 구성됐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원고. 가족들이 보관하다가 2013년 모교인 연세대에 기증한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원고. 가족들이 보관하다가 2013년 모교인 연세대에 기증한 것이다.

이 원고들은 광복 직후 북간도에서 서울로 와 형의 자취와 행적을 찾아다니던 동생 윤일주(1985년 작고)에게 고인의 유고와 유품을 가지고 있던 친지들이 전해주고, 시인의 여동생 윤혜원이 고향을 떠나며 가지고 온 것이다. 이렇게 모인 유품은 윤일주의 가족이 보관하고 있다가 2013년 연세대에 기증했다.

이육사 시인의 친필원고 '편복'. 우리 민족의 현실을 박쥐에 빗댄 시다. [사진 문화재청]

이육사 시인의 친필원고 '편복'. 우리 민족의 현실을 박쥐에 빗댄 시다. [사진 문화재청]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의 친필원고 '편복'은 그가 1939~40년 사이에 쓴 시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현실을 동굴에 매달려 살아가는 박쥐에 빗댄 시로, 이육사의 시 중에서 가장 무게 있고 휼륭한 작품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당시 이 시는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하지 못하고, 해방 후인 1956년 『육사시집』에 처음 수록됐다. 이 원고는 유족들이 소장하다가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 기증했다.

윤동주 시인

윤동주 시인

이밖에 문화재로 함께 등록된 문서는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조일관계사료집', '장효근 일기' 등이다.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는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의정원이 1945년 8월 17일까지 개최한 정기회와 임시회 회의록을 포함한 자료로, 임시의정원이 만든 기록물 중 유일하게 현존한다.

조일관계사료집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편찬한 최초이자 유일한 역사서다. 한일관계사를 삼국시대부터 연대별로 다루어 일본의 침략을 실증하고, 식민탄압의 잔혹성과 3.1운동의 전개과정 등을 다룬 내용으로 4책으로 구성돼 있다.

장효근 일기는 독립운동을 한 언론인 장효근(1867∼1946)이 1916년부터 1945년까지 거의 매일 기록한 한문체 일기다. 장효근은 신문을 창간하고 발행하며 계몽운동을 펼쳤고, 1919년 2월 27일 천도교가 운영하던 인쇄소 보성사에서 독립선언서 2만여 매를 인쇄해 배포했다는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항일독립 문화유산과 함께 등록문화재가 된 부산 우암 동소막마을 주택은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을 수용하기 위해 소 막사를 주거 시설로 변용한 건물로 피난민의 삶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산업화 시기 이곳으로 유입된 노동자들의 생활공간으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기능을 유지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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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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