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외부를 시민문화 공간화|통행막던 「사복」·삼엄한 "출입금지"팻말 사라져|분수대·계단등서도 야외공연·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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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반시민들에게는 지나치게 문턱이 높고 폐쇄된 공연장으로 지탄받아온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개관10돌을 지나면서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조짐이다. 대·소강당과 전시장뿐아니라 회관 뒤뜰의 분수대나 등나무벤치 주변과 2층 석조광장및 대형 돌계단에서 각종 야외공연및 전시회를 여는가하면, 아마추어 문화 예술모임들도 이같은 공간을 자신들의발표무대로 이용할수 있게할 방침이다.
오는 25일에는 서울시립합창단과 소년소녀합창단, 26일에는 서울시향, 28일에는 시립국악관현악단이 각각 회관 뒤편의 분수대 주변에서 야외연주회를 갖기로 했다.
또 오는 9월에는 한국문인협회와 함께 등나무벤치 주변에서 시화전, 건국대 원예과와 함께 대형돌계단에서 국화전시회를 열며 10월에는 석조광장에서 한국조각가협회와 더불어 야외조각전을마련한다.
그밖에도 분수대 주변을 문화 예술관계 동호인모임들이 손쉽게 활용할수있도록 개방해서 상설무대화한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사복경찰이 지켜서서 회관앞쪽에서 뒤폭으로 질러가려는 시민들을 통제하던 대강당과 소강당 사이의 돌계단을 완전 개방한것도일단 눈에 띄는 변화의하나다.
「츨입금지」라는 팻말까지 나붙은 삼엄한 분위기때문에 시내 한복판의「기분나쁜 공연장」이란 악평을 부추기던 곳이 요즘은 갖가지 꽃들이 활짝 핀 화분으로 단장되어 회관의 공연및 행사와 상관없이도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수 있게됐다.
시민의 사람과 아낌을 받는「문학공원」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첫번째 기획공연이 될 3개의 분수대 야외연주회는 모두 일반시민들의 대중적 취향을 최대로 반영한 내용으로 꾸며진다.
25일오후7시30분 시립합창단과 소년소녀합창단연주회는『경복궁타령』『신고산타령』등 한국민요와 『애니 로리 』『클레 멘 타인 』『라팔로마』『산타루치아』등 세계민요 외에 『동무생각』『개구리』『도레미』등 인기높은 어린이들노래로 구성된다.
26일 오후8시30분의 시향연주회에서도 『올림픽 팡파르』와 『그리운 금강산』『목련화』등의 한국가곡 외에『아득히 먼곳에』『바닷가의 추억』『열애』등 대중가요가 연주된다.
28일 오후8시30분으로예정된 시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회는 재미와 예술적 감동이 곁들여있는대중적 작품들가운데, 특히 『대취타』『타령군악』『사물과 관현악』등 야외공간에 알맞도록 박진감있고 생동감 넘치는 관악중심의 국악곡들로 꾸민다. 또 신명나는 한국민요들을 참가시민들과 함께 부르는 순서도 마련하는등 일반대중 남녀노소와 밀착된 연주회가 되기위한 방안들을 다각도로 시도.
지난78년4월 문을 연 세종문화회관은 5천6백11평의 대지예 3천8백95석의 대강당, 5백22석의 소강당, 2백78석의 대회의장, 50석의 소회의장, 3백50평의 전시장등 연건평 1만5천3백72평으로 동양최대의 문화공간이다. 개관이래 10년동안 시립교향악단·국악관현악단·무용단·오페라단등 8개 전속예술단체의 공연과 대관공연등 1천1백94회의 공연이 열렸고 연평균 1백만명 가량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지 못해온 실정.
배병호관장은『앞으로 공연뿐 아니라 전시·행사등 회관운영 전반의 기획·홍보를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자체공연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레퍼터리 시스팀과 회원제를 도입하여 공연장을 연중계속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으로「널리 사랑받는 시민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다짐했다. <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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