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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의 부표의 뜻|고 도 원 <정치부기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민의 깊은 관심속에 탄생한 이일규 대법원장 체제가 무난히 츨범했다. 9일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구한 13명의 대법관이 모두 국회인준을 받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소한(?)표결 결과가 어쩐지 꺼림칙하다.
몇몇 대법관에 대한 표가 지극히 낮았을 뿐 아니라 특정지역 출신 대법관에 대한 표결결과가 주목을 끌만했다. 평민당은 그 때문에 지역감정운운하는 성명까지 발표해 뒷맛이 도시 개운치가 못하다. 당초 한두명의 대법관내정자에 대해 반대의견이 평민당쪽에시 제기되었을 때에도 문제점을 제기하는 선에서 그쳐야지 당논차원으로까지 끌어올려 집단적 반대표시를 나타내는 것은 신임대법원장에 대한 비례가 아니냐는 여론도 강하게 대두됐었다.
그러나 평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안우만·김덕주 두 지명자에 대해 「비공식반대」를 결정했다. 그러나 민주·공화당은 물론 민정당이 모두 「공식지지」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투표 결과는 안·김 두내정자에게만 일정한 수의 부표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됐고 사실 투표결과도 그랬다.
그런데 투표결과 단 한가지 뜻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대법관내겅자 13뎡중 안·김 두사람외에 호남지역출신내정자 4명중 3명에게 50표 안팎의 부표가 몰표(?)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대부분 10묘 미만, 많아야 20여표의 부표에 머물렀던 다른 사람들에 비해보면 변고라면 변고랄 수도 있는 결과였다.
평민당은 즉각 이것을「지역감정」으로 몰아 붙이고 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등 문제삼그 나섰다.
물론 이것이 어떤 성향의 결과인지 속단할 수는 없다. 지역감정의 결과라지만 호남출신 4명이 모두 같은 투표를 받은 것은 아니다. 다만 혐의를 둘 수가 있을 뿐이다. 또 어떤 당이계획적으로 음모를 꾸몄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기에는 표숫자가 맞질 않는다.
어떤 측면에서는 대법원장지명 때마다, 그리고 대법관지명에서도 평민당이 내정자에 대해 전력을 문제삼는 다든지 까탈을 잡는데 대한 반발표가 작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뭏든 인사문제에 대한 국회의 인준절차가 특별한 정치적 동기나 계산또는 감정적인 차원에서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자칫하다간 국회의 동의절차 자체가 이상스레 왜곡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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