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쇠사슬 묶여 불 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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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3시30분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 남문주차장 앞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안에서 李모(58.무직.경기도 광명시).吳모(53.여)씨 부부와 아들(32.무직) 등 일가족 3명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들은 2m 길이의 쇠사슬로 허벅지 부분이 서로 묶인 채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었으며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심하게 탄 상태였다.

주차장 담에 걸려 있는 吳씨의 손가방에는 '도움을 준 여러분께 미안합니다. 우리 3명은 일가족입니다. 연고자에게 연락 부탁합니다'라는 내용의 유서와 친척 등 연고자 5명의 연락처가 적혀 있는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됐고 아들 李씨의 빚이 카드 대출금 1억9천여만원을 포함, 2억원이나 되는 데다 최근 아버지 李씨가 사업을 그만 둬 생활고 등을 비관,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李씨의 아들은 고교를 졸업한 뒤 10여년 동안 일정한 직업 없이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자살로 추정되지만 타살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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