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모바일 시대 청소년 독자 모으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신문 읽는 습관을 들여간다는 게 지금까지 신문업계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세계신문협회(회장 홍석현) 자료에 따르면 최근 많은 나라에서 고령 독자층이 감소하고 있다.

신문업계의 미래가 청소년층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소년을 독자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이 절실한 이유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원하는 뉴스를 원하는 때에 공짜로 얻는 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들을 독자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세계 신문업계가 당면한 공통 숙제를 풀기 위해 우리나라.미국.프랑스 등 47개국 3백여명의 NIE 및 신문 관계자.교육자들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머리를 맞댔다.

'모바일 세계에서의 신문과 청소년'을 주제로 한 제5회 세계 NIE 대회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신문협회가 주최하고 핀란드신문협회가 주관해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세계 NIE 대회는 세계신문협회가 청소년 독자 확보 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1995년부터 2년마다 연다. 특히 헬싱키 대회에선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 독자를 겨냥한 창의적인 NIE 전략과 신문 편집.마케팅 성공 전략을 함께 모색한다.

8일 본회의 개막 축사에서 홍석현 세계신문협회장은 "어릴 적부터 신문과 친해지지 않으면 커서도 멀리하게 되므로 청소년 독자 확보를 위해 세계적으로 NIE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문은 청소년층이 주로 활용하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 다양한 매체의 주요 정보원이므로, 이들 매체가 오히려 청소년 독자 유치의 통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안시 반요키 노키아 수석부사장은 "휴대전화와 연결된 부가서비스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웹 모델이 속속 개발되며, 청소년들은 부모 세대와는 다른 차원에서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인 신문 독자층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을 극복하는 게 신문업계의 몫"이라고 말했다.

대회에선 '무선 세상에서의 NIE의 기초'와 '인터넷이 청소년과 인쇄매체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등이 발표됐다.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인구가 많은 핀란드의 청소년 독자 유치 비결과 30년 동안 NIE에 투자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독자를 꾸준히 늘린 스페인 신문사들의 성공 사례 등도 소개됐다.

세계신문협회가 최근 1년 동안 청소년 독자 유치를 돕는 가장 혁신적인 NIE 활동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개발한 신문사에 주는 올해의 '세계 청소년 독자상'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더 데이토너 비치 뉴스 저널'에 돌아갔다.

신문을 잘 사지 않는 저소득층 지역 초등학생 1천4백45백명(24개교)과 그 가정에 방학을 뺀 9개월의 학기 동안 매일 신문과 NIE 자료를 공짜로 제공하는 등 평생 독자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참여한 교사들에겐 이 신문사가 만든 60쪽짜리 NIE 지침서와 주 산하 NIE 기구가 제작한 활동 핸드북을 제공했다. 학부모들에겐 월별 활동계획이 적힌 NIE 캘린더 등을 나눠줘 동참하게 했다. 이 프로젝트엔 12만2천달러(약 1억4천3백60만원)의 NIE 보조기금이 들어갔는데,끝날 무렵 많은 가정에서 유료로 신문을 구독하겠다고 했다.

청소년 독자상엔 세계 50여개 신문사들이 읽고 쓰기부터 모바일 세상의 소용돌이에 대응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NIE 프로젝트들이 출품됐다.

세계신문협회의 최근 '세계 NIE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말 현재 52개국에서 NIE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나라의 30%에서 교사 양성 필수과정에 NIE가 포함되며, 법적으로 정규 교과에 포함된 나라도 3분의1에 이른다.

헬싱키=이태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