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핀란드 청소년 독자 많아지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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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가경쟁력 세계 1,2위를 다투는 핀란드는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초강국이기도 하다.

인구 1백명당 65대의 컴퓨터(우리나라 3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의 3분의2가 인터넷을 사용한다. 또 인구의 75%가 넘는 휴대전화 가입자를 기반으로 무선 인터넷 시대가 성큼 다가섰다.

인터넷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절대적인 매체여서 95%가 이용할 정도다.

그런데 핀란드 신문업계는 다른 나라와 달리 최근 여러 가지 조사에서 청소년 독자층이 늘어나 고무돼 있다.

핀란드신문협회가 전국 청소년(15~29세) 6백명을 대상으로 2001년 '매체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일 신문을 읽는 청소년이 1999년 조사 때보다 3%포인트 늘어난 44%에 이르렀다. 또 최소한 주 1회 읽는다는 응답자는 1%포인트 높아진 91%로 나타났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신문협회의 역대 일곱 차례 조사 결과에서 독자가 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구독 시간은 평일 15분, 토.일요일 19분으로 99년과 비슷했다. 넷 가운데 한명은 앞으로 1년 동안 구독 시간을 늘릴 것으로, 6%는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를 얻는 수단은 TV.신문.인터넷 순이었다. 신문에서 주로 보는 내용은 TV.라디오 프로그램이 으뜸이고, 범죄.레저 및 연예.만화.지역소식 순이었다.

청소년 독자가 느는 데는 NIE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거의 모든 응답자가 학교에서 일정한 단계가 되면 수업에 매일 신문을 활용한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자신의 학교에 '신문의 날'이나 '신문주간'이 있었다.

신문은 핀란드어 수업(83%)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그 다음이 사회 수업(48%)이었다. 학교에서 신문을 정기 구독해 학생들에게 읽힌다는 응답자들도 절반이 넘었다.

흥미로운 현상은 인터넷 이용 시간이 길수록 신문 구독 시간도 길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경우 구독 시간이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의 59%는 매주 인터넷을 사용했는데, 이들은 주당 평균 5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인터넷 매니어 사이에서도 온라인 신문 이용률은 아직 종이 신문에 미치지 못했다. 인터넷 사용자의 60%가 온라인 신문 사이트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정기적인 것은 아니었다. 특히 온라인 신문의 뉴스 섹션을 한달에 몇 번이라도 클릭하는 응답자는 34%에 불과했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에서 인구 대비 신문 독자층이 가장 두텁다. 인구 5백20만명에 신문 판매 부수는 3백20만부다. 일간지가 54개(주 7회 발행 일간지 27개), 주간 또는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신문이 1백46개다.

판매 부수의 90%는 가정 정기 구독(연간 구독)이며, 가두 판매만 하는 신문은 두개다. 신문이 고루 팔리기 때문에 선정적인 내용의 기사는 찾기 어렵다.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핀란드는 면적이 33만8천㎢(한반도의 1. 52배), 1인당 국민총생산은 지난해 2만6천2백달러였다. 항구도시인 수도 헬싱키엔 전체 인구의 10%가 살고 있다.

※이 기사는 세계신문협회가 헬싱키 NIE대회 본회의에 보고한 '청소년 독자 유치 전략' 등을 참고했습니다. 핀란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http://virtual.finland.fi)을 참조하세요.

헬싱키=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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