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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피감기관 대상 고액 강의...장하성 강사료 15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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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원장으로 있던 더미래연구소가 피감기관 등의 대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3년 간 2억 5000만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미래연구소가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사업계획서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7년 미래리더 아카데미로 거둔 매출은 2억 5774만원이었다. 이중 강사료 등을 제외하고 연구소가 챙긴 수익만 9935만이다. 1기 때는 1억 686만원의 매출을, 2기에는 8688만원, 3기 때는 6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기 때부터 수강생이 1기의 절반으로 줄며 매출이 줄었다. 더미래연구소는 아직 모집하지 않은 2018년의 경우 1억 2000만원의 매출을 잡아뒀다.

미래리더 아카데미의 수강료는 1기 때는 350만원이었고, 2기부터 600만원이었다. 미래리더 아카데미는 2시간씩 10회의 강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백 만원의 비용을 내고 강의를 수강한 건 주로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의 대관 업무 담당자였다. 국회 정무위가 피감기관으로 삼고 있는 산업ㆍ기업은행,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 대관담당자가 참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국회 정무위와 밀접하게 엮인 국민ㆍ농협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삼성화재ㆍ한화손해보험 등 민간 금융기관과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관련 협회의 관계자들도 수백 만원을 내고 강의를 들었다. 구글, 네이버, 넥슨코리아, 신세계, 현대자동차그룹, 한화, CJ대한통운, KT, SK, LG유플러스 등 대기업 관계자도 미래리더 아카데미를 수강했다.

당시 강의를 들은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 상대로 대관 업무를 하며 네트워크를 넓히는 차원에서 참여했다”며 “교육비용은 전액 회사에서 부담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 야당 간사이었던 김 원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무위 피감기관 및 관련 기관, 기업 등 대관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고액 강의 개설했다”며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고액 등록금을 내면서까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리더 아카데미 1,2기는 9~11월에 진행됐는데, 당시 국정감사도 9~10월 열렸다.

더미래연구소는미래리더 아카데미에 참가한 강사진에게는 30만~150만원(세전)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장하성 현 청와대 정책실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ㆍ홍익표 민주당 의원 등의 1기 강사진에게는 150만원을 줬고, 2기 강사진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등에게는 30만원을 줬다.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신경민 의원 등이 3기 강사진에게는 6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더미래연구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더미래연구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고액수강료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다른 리더십 강좌에 비해 결코 수강료가 안 높다”며 “강사료도 더미래연구소 회원은 연구소에 다시 재정기부금으로 기부했기 때문에 고액수수료 운운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 야당 의원은 “의원들이 정책연구를 위해 만든 연구소가 피감기관 등을 상대로 고액 강의를 해 수익을 거두는 사례는 듣도보도 못한 일”이라며 “대단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안효성·여성국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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