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에 '유길준 전시실' 개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미국 동부의 유서 깊은 박물관인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The Peabody Essex Museum.이하 PEM)에 8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유물 전시실이 들어선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7일 구한말 조선의 초대 외교사절단으로 방미했던 유길준(1856~1914.사진)과 그의 미국 생활을 도왔던 이 박물관 초대 관장 에드워드 모스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명칭을 '유길준 전시실'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시실은 약 78평 규모로 PEM 1층에 설치됐으며, 설립 비용은 한국과 미국이 각각 절반씩 분담했다.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 수전 빈은 "PEM의 한국 유물 역사는 19세기 모스 관장과 한국의 젊은 학자 유길준 사이의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자체 소장 중인 2천여점의 조선 말기 민예품은 당시 두 사람의 협력을 양국 간 최초의 문화교류로 기록할 만한 증거"라고 말했다.

전시실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종교 및 궁중 의식과 관련된 유물인 활옷.관복.병풍 등이 전시됐고, 다른 쪽에는 18세기 나전합(螺鈿盒), 19세기 화각분합(畵角粉盒) 등의 생활용품이 배치됐다.

유길준이 모스 관장에게 보낸 서한 및 기증품 등을 보여주는 한국문화 정보센터도 별도로 설치됐다. 특히 유길준이 국비 유학했던 가버너 더머 아카데미의 명예 고교 졸업장도 전시돼 관심을 끈다.

PEM은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25㎞ 가랑 떨어진 세일럼시에 있으며, 연평균 35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대형 박물관이다.

이번 전시실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해외 박물관 한국실 설치사업을 추진해온 이래 14번째다. 개관식에는 이인호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성미 주미 한국대사부인, 댄 먼로 박물관장.존 파커 박물관 이사회장 등 한.미 양국의 문화예술계 인사가 참석한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