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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과 2018년의 안철수…통큰 양보에서 정치생명 건 승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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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시장 도전이라는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2011년 9월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힌 뒤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포옹하고 있다.

2011년 9월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힌 뒤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포옹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다. 그를 정치로 불러낸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ㆍ보궐이 치러진 지 7년 만이다. 안 위원장은 당시 지지율 3% 후보였던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며, 순식간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정치유망주에서...농축경험한 정치인으로

안 위원장은 2011년 8월까지는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는 ‘멘토’로 유명했다. 정치 입문에 대해서는 “나는 정치인 체질이 아니다”는 입장이었다.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건 9월 2일 중앙일보에 보도된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할 수 있다”는 기사였다. 측근의 전언이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시장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많다”며 “아직 (출마를) 결심했다는 단계는 아니다. 결심하게 되면 직접 제 입으로 말하겠다”고 했다.

2011년 8월 열린 청춘콘서트. 안 위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법륜스님 등이 참여했다.

2011년 8월 열린 청춘콘서트. 안 위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법륜스님 등이 참여했다.

2018년 4월의 안 위원장은 멘토가 아닌 ‘농축 경험’을 한 정치인으로 출마선언을 한다. 안 위원장은 2011년 9월 이후, 2012년 대선 출마,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합당, 더불어민주당 탈당, 국민의당 창당, 대선 출마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소화해왔다. 안 위원장은 각종 인터뷰에서 “압축을 넘어 농축된 경험을 했다”고 스스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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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양보에서 정치생명 건 승부로

2011년 9월 6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안 위원장은 “박 변호사는 서울시장 직을 누구보다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라며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당시 안 위원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39.5%였고 박 시장의 지지율은 3%였다. 안 위원장의 후보 포기는, 박 시장과의 50분간의 독대 후 이뤄졌다. 박 시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자 안 위원장이 “아무 조건 없이 내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2011년 9월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수피아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2011년 9월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수피아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7년 후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위원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있다. 안 위원장의 처한 상황도 급박하다. 서울시장 출마에 자신의 정치생명과 당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안 위원장이 양보받을 차례라는 식의 ‘양보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 위원장 측은 양보론을 부각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도 “서로가 다른 곳에 서 있는 것 같다”며 안 위원장과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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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항마에서 더불어민주당 대항마로

안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을 정조준했다. 2012년 대선 때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적폐연대’ 등의 비판을 받자 “누구보다 자유한국당의 확장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왔다.

2018년 안 위원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당을 창당한 후부터 ‘기득권 양당’ 청산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다만 그가 기대하는 표밭은 민주당을 견제하려는 야권 지지층과 중도ㆍ보수 성향의 유권자다. 중도ㆍ보수표를 놓고는 한국당과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안 위원장은 최근에는 한국당을 겨냥한 메시지를 많이 내고 있다. 한국당에 대해 “한국당은 경쟁하고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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